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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폭우와 폭염 사이

by jebi1009 2020. 8. 16.

여름 날씨는 당연히 장마도 있고 찜통더위도 있지만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가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폭우가 그치자 타 죽을 것 같은 햇빛이 마당을 내리쬔다.

다행히 큰 움직임 없이 마루에 누워 있으면 바람도 살랑거려 신선놀음할 만 하지만 잠시라도 마당에 나갔다 오면 바로 죽음이다. ㅠㅠ

바깥일은 오후 3시 이후에 시작하게 되는데 비 오는 동안 방치했던 이런저런 주변을 정리하는 일이다.

방울토마토는 작아서 그런지 내버려 두는데 큰 토마토는 새들이 놔두질 않아 망을 씌웠다.

그 험한 폭우 속에서 토마토건 뭐건 남아나는 것이 없을 것 같았지만 그 와중에도 토마토들이 주렁주렁....^^

참 신기하고 대견하다. 이런 기분은 내가 간청재로 오지 않았다면 영원히 느끼지 못할 기분일 것이다.

 

흑토마토...많이 익어 갈라졌다. 맛있다.ㅋㅋ
초피나무에 열매가 예쁘게 달렸다. 까맣게 익어  떨어지면 향이 진동한다. 아쉽게도 우리는 먹지 않으니 그저 땅으로 다시 돌아간다.

폭우가 계속되어 심난하고 두려움마저 느끼는 가운데 빗속을 뚫고 도착한 것이 있었다.

하나는 조국백서, 또 하나는 우리 딸...ㅋ

하필이면 나무가 쓰러지고 토사가 유출되어 고속도로가 통제되는 상황에서 딸이 내려왔다.

고속버스는 백무동까지 들어오지 못한다고 하고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돌아온다고 알렸다.

그래도 어찌어찌 빗속을 뚫고 딸아이는 도착했고, 딸아이를 픽업해서 돌아오니 작은 택배 상자가 도착해 있었다.

조국 백서 출간에 작은 힘을 보태려고 후원했었는데 완성되어 보내준 것이다.

지금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지금 봐도 속에서 천불이 난다.

미쳤다...미쳤어...이런 말밖에...ㅠㅠ 아우 열 받아!

 

 

딸아이는 7월에 잠깐 왔었는데 아무래도 이런저런 이유로 예전 같지 않은 생활패턴 때문에 차라리 먹고 뒹굴거리기 딱 좋은 간청재로 잠시 또 온 것이다.

딸아이가 오면 우리의 생활패턴이 달라진다.

그리고 아주 많이 유치해진다.

특히 작년 겨울 짱뚱이를 이곳에 놓고 갔는데 마치 할머니 댁에 맡겨 놓은 자식 보듯이 하는 행태란... 쯧쯧...

말은 그렇게 하지만 우리도 이상하게 동화되어 같이 놀고 있다..쩝...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는 짱뚱이
짱뚱아, 한 잔 받아~
목욕하는 짱뚱이
짱뚱이의 일광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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