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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자두 조림

by jebi1009 2020. 8. 6.

태어나 처음 해 본 일이 또 생겼다.

장에서 사 온 자두가 넘나 맛이 없어 처리를 고민하다가 자두 조림을 만든 것이다.

2주 넘게 주구장창 비가 오다가 며칠 전부터 비가 그치고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물론 지금은 다시 비가 내리고 있지만....

2-3일 간 반짝 해가 나고 엄청 더웠었다.

그때 밀린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장 보러 읍내도 다녀왔다.

쌀 떨어지는 것은 별 상관없지만 과일이 없으면 거의 불안 증세를 나타내는 나로서는 과일이 떨어져 텃밭의 토마토와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오디로 연명하다가 읍내 나간 김에 욕심껏 과일을 샀다.

물론 장마 중에 과일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ㅠ

풋사과, 복숭아, 자두 두 종류를 샀다.

알이 작은 자두를 먼저 샀고 나중에 들렀던 가게에 크고 먹음직스러운 자두가 있어 고민과 망설임 끝에 거금을 들여 한 상자를 샀다.

사과와 복숭아, 큰 자두는 그나마 성공적이었는데 소포장 작은 자두는 정말 맹물맛이었다.

상자 째 큰 맘먹고 산 자두가 그렇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맹물맛 작은 자두를 먹던 용가리가(용가리는 사실 과일을 거의 먹지 않는다. 내가 맛없어 큰일이라며 어떻게 먹어치우냐 걱정하니 거들어준다고 한 개 먹은 것이다) 설탕 발라 먹어야겠다고 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복숭아 통조림처럼 만들어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인터넷 검색해 보니 역시 자두 조림이 있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자두를 자르고 설탕물 끓여 부어 두면 끝.

한 개 집어 먹어 보니 맛이 괜찮다. 요구르트에 넣어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서울에 살 때는 많은 양의 식재료를 살 일도 없고 맛없는 과일을 산 적은...음...그냥 먹었었나? 

과일은 딱히 맛이 없어 처리 고민을 한 적이 기억나지 않으니 잘 모르겠다.

어쨌든 재료를 처리하느라 새로운 음식을 만든 일이 없었는데 간청재에서는 그렇지 않다.

남들처럼 거창하게 장아찌나 절임, 효소 등을 만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간단한 오이, 무 피클과 부추김치, 양념 깻잎을 만들었다.

물론 태어나 처음 해 보는 것들이었다.

텃밭에서 나오는 채소들은 한꺼번에 쏟아진다.

일 년 내내 일정한 기간을 두고 먹을 만큼만 나오면 좋겠지만 수확철에 한꺼번에 쏟아지니 그것을 모두 먹어치우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내 손으로 씨 뿌려 거둔 것을 버릴 수도 없고.....

부추를 한 번 자르면 한 바구니 수북이 나오는데 부추전, 부추잡채, 부추 무침 등등을 부지런히 해 먹어도 부추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그리고 몇 번 먹으면 한 동안은 땡기지 않는 것이 또 음식이기도 하고...

그래서 부추김치를 담그게 된 것이다. 부추김치는 김장을 하기 전까지 나름의 역할을 톡톡히 해 준다.

오이도 한꺼번에 대여섯 개씩 달린다. 그리고 쑥쑥 큰다. 만들기 간단하고 각종 음식에 곁들이기 쉬운 것이 피클이니 오이피클로 오이를 처리한다.

이런 식으로 처리(저장인가?ㅋ) 하기 위해 처음 시도하는 일들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자두 조림도 추가된 것...ㅎㅎ

 

 

대추 토마토 크기가 엄청 크다. 진한 색은 대추 흑토마토라고 해서 올해 처음 샀는데 알도 굵고 맛도 좋다.

올해는 대체로 농사를 망한 듯해서 기대를 별로 안 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토마토가 기쁨을 주고 있다.

토마토같이 잘 자라는 것이 없다고 믿고 있었는데 올해는 자라지도 않고 일찍 꽃이 피고 그러다 잎은 누렇게 되거나 상태가 좋지 않고...

일찍 핀 꽃을 다 따 버리고 곁순이나 가지들도 포기하고 마구 잘라버렸더니 7월이 되도록 열매도 달리지 않았었다.

그런데 뒤늦게 토마토가 열렸는데 엄청 실하다. 크기도 작년보다 크다. 이게 웬 떡?

큰 토마토는 조금 붉은 기가 돌려고 하면 새들이 먼저 알고 쪼기 때문에 매번 낭패를 봤다.

이번에는 망을 쳤다. 나도 익은 토마토 좀 먹어 보자. ㅎㅎ

 

드디어 빨갛게 된 토마토를 땄다. 이번 토마토는 크기도 커서 어른 주먹만 하다.  파란 토마토는 부러진 가지에서 가져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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