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장이 등장했을 때, 어쩜 저런 사람이 의사? 게다가 협회장?
아무리 의사 집단이 단체 조직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너무한 거 아냐?
전광훈이 슬슬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 저런 사람이 목사야? 게다가 기독교 연합의 회장??
아무리 기독교 종파와 집단이 많다 하더라도 너무한 거 아냐?
그리고는 사람들이 말했다.
어느 집단, 어느 조직에나 일부 이상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아니었다.
의사협회장이나 전광훈이 과격하고 천박하고, 저렴하게 과장되게 말하지만 그 바탕에 깔린 사고는 다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의사협회장의 사고에 동조하고 모든 목사들은 전광훈의 사고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점잖게, 품위 있게, 인성도 능력도 갖춘 것처럼 말하지만 그 액기스만 뽑아 보면 다 같은 이야기인 것이다.
게다가 침묵이란 동조를 말하는 것 아닌가?
검사, 판사, 기자 집단도 마찬가지다.
일부 비리 검사나 일부 사법 농단 판사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자들이야 말해 무엇하리.... 눈에 뻔히 보이는 범죄를 저질러도 서로 감싸주기 바쁘다.
그것도 그냥 자신들 업계의 이익을 위해 그런다고 할 일이지 언론의 자유 어쩌고 나불대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검사 판사들도 공정한 수사, 재판의 절대 권위 이런 말 나불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의사들의 진료거부에 대해 처음에는 의사를 욕하지만 결국에는 또 정부를 욕할 것이다.
언론들도 슬슬 시작하고 있다.
처음에는 의사들이 그러면 안 된다.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그러다가 의사들도 잘못하지만 정부도 잘못했다.
그러다가 의사들을 이렇게 만든 정부가 잘못이다.
이렇게 갈 것이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도 그럴 것이다.
처음에는 의사를 욕하겠지만 의사들을 욕하고 병원문 두드려봤자 의사들이 눈 하나 깜짝 안 하면 어디다 원망할 것인가... 결국은 또 정부 욕을 할 것이다.
얼른 의사들 제자리로 돌려놓으라고...
홍수가 지나가면 지나간 자리에 쓰레기가 덕지덕지 드러난다.
드러난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아무리 무너진 둑을 쌓고 지붕을 새로 고쳐도 썩은 냄새를 풍기며 주위를 오염시킬 것이다.
이번 홍수에 드러난 쓰레기는 치우고 가야 하지 않을까?
또 어떤 쓰레기가 남았을까.... 아직 드러내지 않은 민낯이 남아 있을까?
요즘 하도 정신이 사나워서 혼자 주절거려본다.
그래... 더 거지 같은 시절에도 살았는데...
만일 쓰레기들이 그대로 남는다면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느끼겠지만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
언제나처럼 나는 쓰레기 냄새 맡지 않게 언론매체 다 끊고 땅이나 파고 풀이나 뽑으며 살면 되지 뭐...
며칠 전 넣어 두었던 무씨에서 싹이 올라왔다.
씨를 뿌리면 싹이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제나 볼때마다 예쁘고 신비롭다.
오늘은 더 미루지 말고 배추 모종을 사다 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