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현 대통령 보우소나르.
코로나 19 확진자이면서도 마스크 벗어제끼고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하고...
브라질은 왜 저런 또라이를 뽑았을까?
내가 알던 브라질 대통령은 '룰라'까지다.
그리고 어렴풋이 룰라가 비리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노동자 출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재선까지 성공하고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에게 정권을 안정적으로 넘겨주고
퇴임 뒤에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대통령이 왜 구속되었을까?
나는 그때 아무리 개혁적인 사람이라도 권좌에 앉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씁쓸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다큐를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을 했던 것에 대해 룰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기득권 세력과 철저하게 결탁한 브라질 언론들이 내뱉었던 말을 이역만리 떨어진 내가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
우리나라의 쓰레기 같은 언론들을 감당하기에도 벅찬데 말이다.
'민주주의는 기득권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만 제대로 작동한다'는 감독의 말이 머리에 남는다.
많은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법과 언론이 기득권의 대변인이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쿠데타는 일어날 수 있다.
탱크와 총으로 무장한 쿠데타가 아닌 법과 언론으로 무장한 쿠데타.
그 쿠데타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다큐다.
도대체 내가 지은 죄가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룰라에게 법원은 12년형을 내리고 룰라는 구속된다.
3단 복층 아파트를 건설사로부터 받았다는 죄목인데, 그 아파트가 룰라의 소유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한 검사는 그 소유를 밝혀줄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 죄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편다.
그리고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범죄 조직도 같은 것을 그려서 발표하고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이다.
지우마를 탄핵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회계처리 꼬투리를 잡아 부풀리고 부풀리고 공격하고 공격하고..
사람들은 언론에서 연일 때려대니 그저 뭔가 큰 부정이 있구나 생각하고...
실제 다큐에서 인터뷰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현 지우마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물어보면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파보면 큰 부정이 있을 것 같아서 대통령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다.
탄핵 후 여전히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룰라까지 제거하기 위해 검사들이 나서서 죄를 만들고 언론은 만들어낸 죄를 있던 죄처럼 만들고...
죄는 짓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는 검사들.
이것도 우리가 경험했던 상황아닌가...
이 다큐는 우리가 겪었던, 겪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을 거의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 검사들은 수사, 기소권에 사법권까지 갖고 있다. 즉 검사가 재판도 한다.
브라질 검사가 우리나라 검사보다 한 수 위!!!
이런 절대적인 권력이 어떻게 나라를 망쳐가는지 잘 보여준다.
브라질은 여러 가지 상황이 우리보다 더 나쁜 경우가 많은데 언론의 질은 우리가 더 떨어지는 것 같다.
지우마 대통령이 탄핵될 당시 이렇게 말한다.
"다른 나라에서 이 상황을 보는 것이 정말 창피하다"
나는 지금의 우리 언론 수준을 다른 나라에서 알게 되는 것이 정말 쪽팔린다.
룰라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하면서 무엇이 가장 후회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후회되는 건 많죠!"
"그중에서 제일 후회되는 건,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 새로운 언론 규제를 하원에 발의하지 못한 거죠"
이 다큐를 보는 내내 지금 벌어지는, 벌어졌던 우리나라 상황이 오버랩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참 웃긴 것은 태극기부대들 행태도 브라질이나 우리나라나 똑같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국기를 아무데서나 흔들고 몸에 감고 나오남??
그래도 브라질은 브라질 국기만 들고 감고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이스라엘도 들고 나오니 이것은 우리가 한 수위인가??ㅋ
브라질은 보우소나르가 당선되었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다.
쿠데타가 완전히 성공하지는 않았으니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그리고 다큐 감독을 포함한 브라질에서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지금의 암흑기를 잘 극복해 나가기를.....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민주주의는 정말 비싸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