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님, 나무님을 오랜만에 만났다.
너도님은 그래도 짬짬이 봤지만 두 분들은 오래간만이었다.
송학리 나들이를 위해 만난 것이지만 이 띨띨한 것을 위해 무언가를 챙겨 오셨다.
내가 옥수수 좋아한다고 찐 옥수수를 이중포장해서 담아 오신 나무님.
이제 꽃이름 정도는 알아야 한다며 계절별로 촥 펼치면 알 수 있는 보기 쉬운 꽃이름 책을 챙겨오신 설님.
남의 집 집들이 가서 혼자 부어라 마셔라 하다가 떡실신되어 실종된 휴대폰을 찾기 위해 전화하자 출근길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함께 찾아봐 주신 너도님.
결국 나무님 차에서 발견된 휴대폰을 찾으러 나무님에게 달려갔다.
떡이 되지 말자 결심한 나는 또 떡이 되었고 이 떡을 나무님이 고이고이 집까지 밀어 넣어주시고...
나무님을 보자 머리를 들이밀며 한대만 때려달라고 했다.
나무님은 아이고..하면서 쓰다듬어 주셨다.
떡에서 사람으로 환생한 다음 옥수수와 책을 보자 울컥했다.
물론 겸사겸사겠지만 그래도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만난 것인데 옥수수를 챙겨오시고 책도 챙겨오시고...
사람으로 환생한 후
내가 죽어야지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하는 생각을 했지만
옥수수와 책을 보고 그리고 너도님 문자를 보고
아니다..살아야겠다..떡이 되어도 살아야겠다..착하게 착하게 살아야겠다..
정말 착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p.s 엊그제 공중파 뉴스 봤더니 '조세피난처'를 '조세회피처'로 바꾸어 말하던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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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님 착하게 사시는 거 아닌가요?
아마도 착하게 사시니 주위에서 챙겨주실 거라는...
떡과 인간 사이를 왕복하신다는,
변신의 폭이 저보다 훨씬 넙고 자연스럽네요.
저는 노력형인 데, 아직 떡이 되보질 못했거든요...
아이구..절대 노력해서 떡 되지 마셔요..
그게 얼마나 진상인데요..다음날 밀려오는 그 후회는.. 정말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한다니까요 ㅠㅠ
조세피난... 발음 좋구먼 왜 바꿨지?
묘적사 등 생각난다. 착하게 살자, 비닐 가방도...
난 나무 옥수수가 냉동 생선인줄 알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