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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자수 가방

by jebi1009 2021. 8. 2.

6월까지 어찌어찌 플리마켓에 두 번 정도 참가했더니 만들어 두었던 가방이 몇 개 남지 않았다.

큰 가방들은 여전히 내 품에 남아 있는데 작은 가방들은 거의 내 품을 떠났다.

내 가방들을 데려간 이들은 대부분 플리마켓에 참가한 셀러들이다.

나는 플리마켓에 참가한 경력이 아주 미천하지만 많이 참가했던 셀러분들이 말하기를,

자수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플리마켓에 흔히 나오지 않는 품목이라며 엄청 관심을 가져 주었다.

천연 염색하는 셀러분은 원단에 자수를 하고 싶다며 내 전화번호를 물어 교환하기도 했다.

생전 처음 주문 제작도 하게 되었다.

자수 가방을 보더니 자수 액자를 하나 갖고 싶다며 가방을 사서 자수 부분만 잘라낼까 어쩔까... 고민하는 것이다.

손바느질한 가방을 잘라내는 것이 아까우니 액자에 넣게 하나만 해 주시면 안 되겠냐고 하셨다.

나는 이 도안들은 책에 다 있는 것이니 책 보고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은 바늘을 잡는 것만도 힘이 들고 재주도 없는 사람이니 해 주면 좋겠다고.....

사실 자수를 하면 시작할 때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좀 망설여졌다.

그리고 내가 예쁘게 보는 것과 다른 사람이 예쁘게 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힘든 주문이 '예쁘게 해 주세요'아닌가....ㅠㅠ

적당한 도안이 없다며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주문을 받게 되었다.

내가 만든 가방에 있는 꽃과 티메트에 놓았던 나비를 합쳐서 해 달라고 하셨다.

최대한 주문자의 의도에 맞게 제작하려고 사이즈와 바탕 천을 정하시고 꽃과 나비의 배열을 대충 그려서 보내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주문한 대로 자수를 놓아 보내 드렸다.

주문 제작은 엄청 신경이 쓰였다.

내가 좋아서 내 취향껏 만든 가방은 그냥 편안하게 만들었는데 이번 것은 한 땀 한 땀 더 신경을 썼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도 다시 바늘땀을 뜨고 뒷면도 깔끔하게 하려고 신경 썼다.

또 하나, 주문제작은 가격 정하기도 더 어려운 것 같다. ㅠㅠ

어쨌든 새로운 경험 하나 추가요~~~

 

매미 소리 들으며 마루에 앉아 바느질하는 맛도 뜨거운 여름과 함께 하기에 꽤 괜찮은 것 같다.ㅎㅎ

 

7월 한 달 만든 장사 밑천이다. ㅋㅋ 어느정도 장사 밑천이 마련되면 다시 플리마켓이 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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