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아니 가고 있다.
딸아이도 한 번 왔다 가고 추석 명절도 있었고 유난히 비도 많이 내렸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아~~ 가을이구나!' 하지도 못한 것 같다.
이제 이런저런 일들이 지나가고 다시 일상의 한가운데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여느 때처럼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
작년 이 맘 때쯤 했었던 일들....
올해는 김장 배추 무, 고추, 쪽파 등등을 심지 않았기 때문에 일찍 텃밭을 비울 것 같다.
다음 주 정도 땅콩을 수확하면 한 해를 마무리할 것 같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벌써 한 해가 저무는 느낌이다.
올해 마무리하면서 텃밭을 조금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오른쪽 매화나무가 있는 곳은 텃밭이 아니라 꽃을 심으려고 한다.
나무들이 커지니 그늘도 많아지고 그 밑에서는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겨울이 오기 전에 꽃도 심고 나무도 좀 심으려고 한다.
봄에 꽃과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가을에 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실제 가을에 많이 심기도 하고...
겨울만 잘 넘기면 풀이 나기 전에 먼저 치고 올라와 오히려 더 생존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알밤을 주워야 가을 맛이 제대로 난다. ㅎㅎ
조금만 주우려고 해도 툭툭 떨어져 또르르 굴러가는 알밤을 보면 자꾸 줍게 된다.
나뭇잎 사이, 흙 사이에 반짝거리며 모여 있는 알밤을 보면 무엇에 홀린 듯 줍게 된다.ㅋㅋ
비탈진 밤나무 밑을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땀나고 콧물도 줄줄 난다... 콧물은 왜 나는 것일까??
이런저런 일정과 날씨 때문에 미루었던 여름 커튼과 쿠션, 방석을 교체했다.
모두 빨아서 다림질해서 넣고 가을 커튼과 쿠션을 바꾸니 이제 진짜 가을이 된 것 같다.
장작도 마련해야 하는데 용가리는 게으름 피우며 미루고 있다.
장작을 쌓기 시작하면 가을의 끝이다.
** 어제 오후 마당 풀 뽑다가 고개 들고 보니 동글이와 용가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사진에는 담을 수 없지만 창고에 있는 낡은 오디오 스피커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재즈가 흘러나오고.... 분위기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