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텃밭 작물, 땅콩을 수확했다.
이것으로 조금 일찍 텃밭을 모두 비웠다.
다른 해 같았으면 지금 한창 무와 배추가 자라고 있을 터인데 말이다....
매일 배추를 들여다보며 벌레와 싸우고, 더디 자라는 무와 배추를 향해 안달복달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은 편하다.
텃밭이 비었어도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꽃이 지고 난 자리 꽃대들도 정리하고 앞마당 축대 부근 잡초 정리와 꽃씨 뿌리기 등등이 남았다.
그리고 곧 곶감을 깎아 널고 이런저런 겨울 준비에 들어간다.
시골 살이에서는 계절이 바뀌면 해야 할 일들이 항상 있으니 마냥 빈둥거릴 수는 없다.
어디 며칠 다녀와 집을 비우면 또 할 일이 밀려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봄, 여름같이 속도감이 있게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마음은 느긋한 편이다.ㅎㅎ
요 며칠 햇빛이 좋아 신나게 빨래해서 널고 땅콩도 잘 마르고 있다.
이제 땅콩에서 딸칵딸칵 콩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면 껍질 까서 냉동실에 두고 겨우내 먹을 수 있다.
겨우내도 아니다 사실 금방 먹는다..ㅠㅠ
생땅콩을 한 주먹씩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어 약 2-3분가량 익혀 먹으면 정말 맛있다.
전자렌인지에서 나온 뜨거운 땅콩을 차갑게 식혀야 껍질도 잘 까지고 맛잇게 먹을 수 있는데
성질 급한 우리는 바로 냉동실에 넣는다.ㅋ
땅콩 겉 껍질을 까는 것도 엄청 손이 아프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무엇이든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없다. ㅠ
둘이 앉아서 땅콩 겉 껍질을 깔 때는 그냥 땅콩 사 먹자고 둘이서 다짐하지만 그래도 농사 지어 수확한 땅콩 맛을 잊을 수 없어 또 심게 된다.
역시 가을 시골집 마당에는 무언가 말리는 것이 있어야 정상으로 보인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