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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단풍 구경

by jebi1009 2021. 11. 4.

지리산에 단풍 들었어?

단풍? 몰라...

 

딸아이가 전화로 물어보는데 앞마당 뒷마당만 왔다 갔다 하니 잘 모르겠다.

먼 산이 보이는데 조금 울긋불긋해진 것 같기도 하고...

읍내 장 보러 나갈 일이 있으면 오도재 넘으면서 볼 수도 있는데 통 나가지 않아서 모르겠다.

 

힐링이 필요하다며 지난 주말 월차 내서 딸아이가 다녀갔다.

덕분에 우리도 지리산 백무동 단풍 구경을 적절한 타이밍에 하게 되었다.^^

 

 

용가리와 몇 번 다녀 본 가내소까지 함께 갔다.

몇 번 다닐 때는 몰랐는데 '가내소'가 왜 가내소가 되었는지 전설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전설이 너무 허접해서...ㅠㅠ

그림과 함께 있었던 표지판에 있는 전설은 다음과 같다.

먼 옛날 한 스님이 이곳에서 수행한지 12년이 되던 어느 날, 마지막 수행으로 가내소 양쪽에 밧줄을 묶고 눈을 가린채 건너가고 있었다. 

그러나 도중에 지리산 여신의 유혹에 넘어가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자 그 스님은 '나는 실패하였다. 나는 이만 가네' 하고는 쓸쓸히 떠났다고....

나는 이만 가네..그래서 '가내소'란다.

너무 어거지로 갖다 붙인 것 아니야? ㅋㅋ

 

나는 가네...가내소 ㅎㅎ
딸아이가 눕더니 나더러 누워서 하늘 좀 보라고 성화다. 나는 등짝이 시려서 싫다고 했지만 결국 누워서 하늘을 봤다.

 

올라갈 때는 조금 힘들어했지만 연신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를 반복하는 것을 보니 괜히 뿌듯(?)했다.

돌아와서 뜨끈한 오뎅탕(난 어묵보다 오뎅이 더 오뎅 같다ㅋㅋ) 끓여 따끈하게 데운 청주와 한 잔!

 

내 생일에 올 수 없으니 미리 해 준다며 뜻밖에 케잌을 사 왔다. 덕분에 미리 생일축하했다. 한참 남았는데...

다음날 오후, 출근하기 싫다며 며칠 더 있고 싶다고 툴툴대며 올라갔다.

너도 좋은 시절 다 지나갔지....사는 게 다 그런 거지~~~

 

 

***  서울 가는 차 시간 기다리며 옆에서 뒹굴거리던 딸아이가 그려 놓고 갔다.

     엄마 알지? 훨씬 예쁘게 그려졌다는거...그럼 알지 ㅋㅋㅋ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 그림 보면 웃을 것이다.ㅎㅎㅎㅎ

 

딸아이는 자기가 그리면서도 '이거 너무 참한 귀부인 같은데...아닌데...'이러면서 그렸다. 인정! 
그래서 다시 그렸다. '엄마 알아? 엄마는 뭔가 집중하면 항상 인상을 써..미간에 주름 잡혀...' 내가 이렇게 인상을 쓰는구나..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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