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단풍 들었어?
단풍? 몰라...
딸아이가 전화로 물어보는데 앞마당 뒷마당만 왔다 갔다 하니 잘 모르겠다.
먼 산이 보이는데 조금 울긋불긋해진 것 같기도 하고...
읍내 장 보러 나갈 일이 있으면 오도재 넘으면서 볼 수도 있는데 통 나가지 않아서 모르겠다.
힐링이 필요하다며 지난 주말 월차 내서 딸아이가 다녀갔다.
덕분에 우리도 지리산 백무동 단풍 구경을 적절한 타이밍에 하게 되었다.^^
용가리와 몇 번 다녀 본 가내소까지 함께 갔다.
몇 번 다닐 때는 몰랐는데 '가내소'가 왜 가내소가 되었는지 전설이 있었다.
그런데 그 전설이 너무 허접해서...ㅠㅠ
그림과 함께 있었던 표지판에 있는 전설은 다음과 같다.
먼 옛날 한 스님이 이곳에서 수행한지 12년이 되던 어느 날, 마지막 수행으로 가내소 양쪽에 밧줄을 묶고 눈을 가린채 건너가고 있었다.
그러나 도중에 지리산 여신의 유혹에 넘어가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자 그 스님은 '나는 실패하였다. 나는 이만 가네' 하고는 쓸쓸히 떠났다고....
나는 이만 가네..그래서 '가내소'란다.
너무 어거지로 갖다 붙인 것 아니야? ㅋㅋ
올라갈 때는 조금 힘들어했지만 연신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를 반복하는 것을 보니 괜히 뿌듯(?)했다.
돌아와서 뜨끈한 오뎅탕(난 어묵보다 오뎅이 더 오뎅 같다ㅋㅋ) 끓여 따끈하게 데운 청주와 한 잔!
다음날 오후, 출근하기 싫다며 며칠 더 있고 싶다고 툴툴대며 올라갔다.
너도 좋은 시절 다 지나갔지....사는 게 다 그런 거지~~~
*** 서울 가는 차 시간 기다리며 옆에서 뒹굴거리던 딸아이가 그려 놓고 갔다.
엄마 알지? 훨씬 예쁘게 그려졌다는거...그럼 알지 ㅋㅋㅋ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 그림 보면 웃을 것이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