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痛飮大快
  • 통음대쾌
음풍농월

이게 무슨 일이야?

by jebi1009 2021. 10. 31.

요즘 한창 장작 쌓기에 바쁜 나날이다.

며칠 전 거금(?)을 들여 장작을 구입해서 누마루 앞마당에 부려 놓았다.

트럭이 없는 우리는 장작을 사서 가져오는 것이 큰 일이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장작 가격보다 배달비가 더 비싸다. 그리고 배달해 주는 곳도 잘 없다.

2년 전 봉암사 스님이 장작을 선물로 보내주셨는데,

그때 장작을 가져다주신 분이 가까운 산내에서 오셨고 배달도 해 주신다 하여 연락처를 받아 놓았었다.

(나는 가끔 딸아이에게 배달의 민족 쿠폰을 선물로 보낼 때가 있다. 맛있는 거 먹고 기운 내라고..

시골 사는 우리에게는 장작 쿠폰이나 보일러 기름 쿠폰 이런 거 있으면 좋겠다. 시골에서 제일 받고 싶은 선물이다 ㅎㅎ)

올해 전화해 보니 나무도 없고 너무 바빠서 배달할 시간이 없다고 하셨다. 대략 난감...ㅠㅠ

트럭이 있는 이웃의 도움으로 몇 번 장작을 들여오기도 했지만 먼저 청하기에는 많이 미안한 일이다.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봉암사 스님의 장작을 연결시켜 주신 분, 우리 집 아궁이도 직접 놓아주신 분에게 용가리가 연락해서 물어보았다.

요즘 나무가 없기는 없다며 좀 더 기다려 보라고...

그리고는 얼마 후 다시 연락이 왔는데 나무 배달해 주는 곳을 알려 주셨다.

남원에서 오는데 기본이 3톤, 가격이 조금 비쌌지만 다 잘라서 오는 것이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 이번에는 편하게 잘라 놓은 나무를 들여놓지 뭐... 용가리 수지맞았다. ㅎㅎ

피죽이나 통나무를 들여오면 전기톱으로 잘라서 쪼개는 일이 일주일 이상 걸린다.

잘라 놓은 나무는 쌓기만 하면 되니 올 겨울은 용가리가 복 받은 것이다.

 

보기만 해도 등따시고 배부른 느낌!

 

 

그렇게 들여온 나무를 한 이틀 쌓았는데 거의 끝날 무렵 주변 정리를 하다가 옆에 놓여 있던 표고목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기대도 않고 있던 표고버섯이 다닥다닥 올라와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처음이다.

5,6년 전 처음 들여온 표고목은 몇 년 동안 소식이 잠잠하다가 한 2년 전부터 버섯이 올라왔는데, 그것도 서너 개....

그래도 감지덕지하며 먹었었다.

이번 표고목은 옆 골짜기 스님께서 작년? 재작년? 쯤 주신 것인데, 지난번 표고목의 결과가 그랬기 때문에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세우지 않고 '우물정'자로 바닥에 쌓아 두었고 그늘막도 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가? 버섯들이 난리가 났다. ~~

 

 

용가리와 둘이서 머리 맞대고 버섯 구경하다가 아무래도 세워 주어야 할 것 같아서 표고목을 세웠다.

세워 놓고 보니 더 많이 달렸다. 

그렇게 좋냐? 용가리가 쳐다보며 말한다. ㅎㅎ

우연히 복권 당첨된 기분이다.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으면 말려야 하나? 크크크~~

 

더 이상 소식이 없어 장작으로 쓰려고 했던 처음 표고목에서도 덩달아 요렇게 버섯이 났다.

 

'음풍농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 구경2  (0) 2021.11.04
단풍 구경  (0) 2021.11.04
곶감  (0) 2021.10.28
띵띵이와 동글이  (0) 2021.10.15
땅콩 수확  (0)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