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건너뛰니 11월이 이렇게 한가로울 수가 없다.
내년 이른 봄부터 극성스럽게 올라올 잡초들도 미리 손 좀 봐 두고..(물론 택도 없지만 말이다^^;;)
두더지가 파 놓은 굴도 좀 손보고..(물론 또 만들겠지만 말이다)
매화나무, 뽕나무 가지도 치고 축대에 뻗은 나무도 베고...
새로운 식구들도 맞이했다.
오른쪽 마당, 매화나무 밑에는 텃밭 대신 상사화를 넓게 심었다.
나무가 커가면서 그늘이 생기니 모종들이 잘 자라지 않고 텃밭도 좀 줄여도 되겠다 싶었다.
이제 한 5년 텃밭 작물들을 실컷 먹고 나니 먹거리 욕심이 좀 줄어들었다. ㅋㅋ
대문(?) 돌담 아래에는 공간도 넓고 잡초만 자꾸 자라서 수국을 두 그루 심었다.
수돗가 뒤쪽, 원래는 장독대라고 만들어 놓은 곳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장독대를 만들 확률은 0%다.
담장 안에 목련이 피면 예쁘겠다 싶어 목련 한 그루를 심었다.
마당 앞 축대 뒤에도 10월 내내 힘써서 풀 뽑고 땅 고르고 꽃씨를 뿌렸다.
가을에 꽃씨를 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어찌 될지 경험이 없어서 매우 궁금하다.
씨를 뿌리면 싹이 트도록 물을 열심히 주는 것이 관건인데 가을에 씨를 뿌려도 그래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저기 찾아봐도 씨가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라는 것이다... 그러다 싹이 나고 자라면 겨울에 얼어 죽는 거 아닌감?
고민하다가 그래도 씨앗이 말라버리면 안 될 것 같아 물을 주었다. 그렇게 잘 있다가 봄에 일찍 싹이 나겠지?
그런데 이미 싹이 많이 올라왔다.
가을에 씨를 뿌리면 땅 속에 씨가 잘 있다가 봄이 오면 싹이 트는 줄 알았는데 벌써 싹이 난 것이다.
왜 이러나.. 이러면 다 얼어 죽는 거 아니야? 이러면서 걱정에 걱정을 했는데 찾아보니 그렇게 월동을 한단다. 다행..^^;;
어쨌든 가을에 씨 뿌리고 나무 심는 것이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추운 겨울 잘 보내고 내년 봄에 다시 꼬물꼬물 살아 올라오는 아이들을 보기 바란다.
엊그제 삼천포에서 사 온 죽방멸치 손질해서 냉동보관하려고 툇마루로 나왔다.
햇살도 좋고 날도 따뜻해서 툇마루에서 멸치를 손질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동글이가 나타났다.
그때부터 나와 동글이가 서로 신경전을 벌였다.
나도 섭섭하지 않게 동글에게 멸치를 두어 번 댓돌 위에 한 움큼 올려 주었는데 동글이는 자꾸만 멸치가 있는 쟁반위를 탐한다.
댓돌 위에서 쳐다만 보다가 마루 근처로 다가오다가 마루 위로 올라와서 또 쳐다 보다가 슬그머니 쟁반 위로 손을 뻗는다.
그러는거 아냐,,,,안돼! 하면 또 손을 뒤로 뺀다.
그러기를 몇 번 하다가 쟁반 앞에서 졸기 시작한다. ㅋㅋㅋㅋ
아...동글아 어쩌면 좋으냐?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