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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다른 세상의 달

by jebi1009 2021. 12. 7.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

'이제 12월이다, 올해도 다 지나갔다..'이런 의미의 관용적인 말로 지금은 진부해서 거의 들어보지 못한 듯....

그런데 문득 노트북 옆 작은 달력을 보니 정말 한 장 달랑 남은 것이다.

달력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래도 탁상 달력을 두는 것이 더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해마다 놓아두는 편이다.

보통은 한 장씩 넘기는 것이라서 한 해가 끝나더라도 달력 한 권이 그대로 있지만 

올해 달력은 한 장씩 뜯어내는 것이어서 며칠 전 11월 달력을 뜯어내니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달력이 마지막 한 장만 남았네...'

12월, 다른 세상의 달.

인디언의 달력 참 좋아했었는데 예전보다 더 공감이 간다.

이곳 12월은 은둔과 침잠의 달이다. 다른 세상의 달....

 

 

구들방 땔감도 쌓아 두었고

보일러 기름도 넣었으며

읍내 가서 가래떡도 뽑아왔다.

게다가 有朋自遠方來하여 냉장고를 가득 채워 주고 가니 不亦樂乎!!!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

 

눈길 걸어 어디 좀 다녀오다 하얀 세상에 조용한 내 길....

내 발자국만 남을 다른 세상의 달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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