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
'이제 12월이다, 올해도 다 지나갔다..'이런 의미의 관용적인 말로 지금은 진부해서 거의 들어보지 못한 듯....
그런데 문득 노트북 옆 작은 달력을 보니 정말 한 장 달랑 남은 것이다.
달력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래도 탁상 달력을 두는 것이 더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해마다 놓아두는 편이다.
보통은 한 장씩 넘기는 것이라서 한 해가 끝나더라도 달력 한 권이 그대로 있지만
올해 달력은 한 장씩 뜯어내는 것이어서 며칠 전 11월 달력을 뜯어내니 저절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달력이 마지막 한 장만 남았네...'
12월, 다른 세상의 달.
인디언의 달력 참 좋아했었는데 예전보다 더 공감이 간다.
이곳 12월은 은둔과 침잠의 달이다. 다른 세상의 달....
구들방 땔감도 쌓아 두었고
보일러 기름도 넣었으며
읍내 가서 가래떡도 뽑아왔다.
게다가 有朋自遠方來하여 냉장고를 가득 채워 주고 가니 不亦樂乎!!!
눈길 걸어 어디 좀 다녀오다 하얀 세상에 조용한 내 길....
내 발자국만 남을 다른 세상의 달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