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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제주도

by jebi1009 2022. 1. 23.

지난주 제주도에 다녀왔다.

용가리와 함께 제주도에 처음 간 것은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녀온 것이니 25년 전이다.

여름휴가 기간에 둘이서 배낭 메고 뚜벅이로 제주도 우도를 다녀왔었다. 

우도에서 2박 정도 하고 왔는데 그 후로는 우도에 가보지 않았다.

96년 우리가 다녀온 우도의 모습은 말 그대로 언덕에 소가 뛰어노는 섬이었다. 

그 후 우도가 유명세를 타고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을 보고는 96년 우도를 본 것으로 만족했다. 

그때는 변변한 숙박시설도 없어서 슈퍼(구멍가게 수준)에 딸린 민박집에서 묵었는데 주인집 할머니가 나를 미워했던(?) 것이 생각난다.

내가 샤워하고 나오는데 '남편이 먼저 해야지 어디서...'이러는 것이었다.

그 할머니는 남자가 무엇이든 우선이어야 하는데 내가 먼저 샤워하고, 밥도 같이 하고, 잡시구레한 일들은 용가리가 더 많이 하니 심기가 불편하셨던 듯....

주인집에서 문어를 삶았나본데 몇 점 썰어 와서 용가리 입에만 넣어 주는 것이다... 나도 옆에 있었는데 말이다. ㅋㅋ

용가리 엄청 이뻐했다.

생각해 보니 그때는 코펠 버너 쌀 가져가서 민박집에서 밥도 해 먹었다.

그 슈퍼도 유일한 것 같고 식당 같은 것도 없었던 듯...

슈퍼집 아드님이 작은 봉고차에 우리들을 태워서(그때 우도에는 차가 몇 대 없었다) 우도를 구경시켜 줬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때 봤던 우도의 절경들을 이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 다녀온 것이 벌써 15,6년 전이다.

그러니 우리들이 이번에 본 제주도는 또 다른 섬이 되었다.

예전 제주도 여행과는 달리 이번에는 사실 특별히 보고 싶거나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먹은 지 10년도 넘은 것 같은 통통한 갈치구이나 좀 먹자 하는 정도? ㅎㅎㅎ

그런데 이번에는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타고 가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좀 다른 기대로 설렜다.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 것도 처음 해 보는 것이고 차를 가져가는 것도 처음이다.

더 늙기 전에 해 보자!

사실 이곳에서는 제주도에 가려면 공항이 있는 대구나 광주로 움직여야 한다.(사천 공항도 제주도 편이 있지만 하루 두 번이고 프로펠러 비행기에 가격도 비싸다)

비용 면에서 따져 보면,

왕복 항공료와 제주도에서의 자동차 렌트 비용을 합친 것이 자동차 싣고 배로 가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

시간이나 기동성을 봐도 배로 가는 것보다는 비행기가 더 낫지만 한 번 해 보지 뭐....

게다가 우리 투싼이(자동차)도 데려갈 수 있으니 말이다. ㅋㅋ

 

그리하여 이곳 지리산 자락에서 투싼이 데리고 제주도까지 다녀오게 되었다.

갈 때는 완도에서 배를 탔고 올 때는 목포로 들어왔다.

완도에서 제주도까지 2시간 40분, 제주도에서 목포는 4시간 30분이다.

여기서 완도가 조금 더 멀고 목포는 조금 더 가깝다.

배에 자동차를 싣고 내리는 시간, 배에 탑승하는 시간까지 하면 오고 가는 데 하루씩 잡아야 한다.

자동차를 태우려면 배가 출발하는 시간 한 시간 전까지는 무조건 가야 하는데 차를 싣기 시작하는 시간은 두 시간 전부터다. 그러니 여유 있게 자동차 싣고 하려면 배가 출발할 때까지 여객터미널에서 두 시간 정도는 대기해야 한다. 

배에서 차를 내릴 때에도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

아침 출발해서 저녁 7시가 다 되어서 제주도에 내렸다.

밤이 되어 깜깜했고 낯선 렌트카가 아니라 우리 투싼이와 함께 있으니 제주도 온 것 같지 않았다. ㅎㅎㅎ

그래도 제주도는 제주도!!

 

완도에서 제주도로 가는 중
반려견을 데리고 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엄청 많았다. 이동하는 동안 케이지 안에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휴식 공간이 있다.

 

제주도에서 목포로 가는 중
1시 40분 출발이어서 배에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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