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추 텃밭이 채워졌다.
대파 심을 곳만 남겨 두고 모종을 심었다.
조바심 내다가 일찍 심어 냉해와 강풍 피해를 입었었는데 올해는 느긋하게 기다리다 조금 늦게 심었다.
그런데 늦게 심은 것도 아닌 것 같다. 마을 텃밭에 아직 심지 않은 곳도 보이니 말이다.
고추와 땅콩을 건너뛰니 텃밭이 널널하다.
퇴비 섞어 마련해 둔 이랑에 작은 모종을 옮겨 심을 때면 저절로 속삭이게 된다.
아프지 말고, 낯설어하지 말고 편안하게 잘 커라~~
당분간 매일 들여다 보고 물 주고 속삭이게 될 것이다.
양양 선배가 건네준 조선 오이와 단호박 씨앗을 포트에 심었는데 어째 자라는 것이 신통치 않다.
4월 초에 심었는데 싹이 늦게 트고 아직 튼튼한 잎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밭에 심을 수 있을까..ㅠ
선배에게 사진 보내며 물어보니 떡잎 말고 잎이 튼튼하게 나오면 밭에 심으라고...
그곳도 이제 떡잎 나왔단다.
장에는 모종이 벌써 나와 다들 컸는데 이제 이만큼밖에 안 커서 심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하니
늦게 심으면 되지... 그래도 오이는 먹을 수 있단다.
그리고 빨리 크라고 바로 비료 주면 안 된다고..
비료는 안 써봐서 모른다고 하니, 옆에서 간섭하던 선배 남편분이
'마음이 비료야...' 하신다. ㅎㅎㅎ
산사나이 선배 남편의 뜬금포 ㅋㅋㅋㅋ
그래! 내 마음이 비료가 되어 쑥쑥 커라... 아프지 말고...
4월 중순 씨앗을 심었던 쌈채소들은 이제 제법 알아볼 만큼 컸다.
** 자수 가방 두 개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