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딸아이가 다녀갔다.
연말연초 연휴는 친구들과, 크리스마스 연휴는 가족과... 나름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ㅎㅎㅎ
크리스마스에는 케잌이 빠질 수 없으니 신경 써서 준비한 케잌.
예년과 다르게 호텔 케잌이었다.
오전에 픽업해서 오느라 바빴다고 생색을 냈다.
시즌 한정, 예약 주문만 받는 딸기 생크림 시그니쳐 케잌이란다.
엄마가 딸기 생크림 케잌을 좋아하니 한 번은 사 오려고 했는데 갈수록 가격이 올라서 이번에 맘먹고 샀단다.
가격은 정말 사악하지만 맛은 좋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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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내려오기 전부터 크리스마스 연휴에 영화를 함께 보자고 했다.
'서울의 봄'을 꼭 같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보고 싶지 않아서 여태껏 보지 않았었다.
천불이 나서 끝까지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꼭 같이 가서 보자는 것이다. 게다가 크리스마스에 그런 화딱지 나는 영화를 ㅠㅠ
할 수 없이 영화 표를 예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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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4일 아침, 날씨 앱에서도 눈 소식은 없었는데 눈이 하얗게 내리고 있었다.
나는 별로 아쉬움도 없이 영화 예매를 취소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나 즐기며 집에 있자고 했는데 딸아이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딸이란 어떤 존재인가...
내가 가자고 했으면 꿈쩍도 안 했을 인간이 딸아이가 그래도 극장에 가자고 하니 두 시간이나 눈을 치우고 오는 것이다.
결국 다시 영화 표를 예매하고 계획보다 두 시간 늦게 영화를 보게 되었다.
물론 그 사이 영화 표는 빠르게 매진이 되어 맨 앞자리 간신히 남은 자리를 잡았다.
딸아이는 서울에서 친구들과 이미 영화를 봤고 두 번 보는 것이었다.
엄마 아빠와 꼭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이런 영화는 천만은 넘겨야 하니 우리가 일조를 해야 한다고...(24일 천만을 넘겼다)
그리고 당부했다.
영화 보는 중간에 열내지 말고 벌떡 일어나서 나가거나 하면 안 된다고..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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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눈이 하얗게 내린 크리스마스이브에 땀 뻘뻘 흘려 눈 치우고 진주까지 가서 '서울의 봄'을 봤다.
결론은 역시... 속 터져 죽을 뻔..ㅠㅠ
이미 결과를 다 알고 있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혹시?' 이런 착각을 했다.
안타깝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소용없는 한탄..ㅠㅠ
영화를 보고 1987, 노태우 당선, 삼당 합당....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딸아이도 영화 보고 이것저것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았다.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려 주기도 했다.
장태완 사령관(정우성)과 그 가족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리고 서울에 와서 '노량'을 보고 속 터지는 레파토리 종지부를 찍어 고구마 2백 개 먹은 답답함을 느끼자고 했다.
자기 혼자만 열받으면 안 되고 엄마 아빠도 같이 당해야 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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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우성이어서 너무 다행이고 안심이 되지 않아?
멋지고 잘 생겨서 안심이야. 우리 편이 저렇게 잘 생겼으니 말이야.
전두광보다 키도 작고 못생겼으면 어쩔 뻔... 다행이야..
딸아이 말에 같이 웃었다.
영화 보고 친구들이 단번에
하나회가 지금 검찰이잖아?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사진 속 인물들이 다시 생겨나지 않게 해야 할 텐데...
노태우가 다시 나오면 어쩌냐..
이랬단다.
영화의 힘이 크다.
내가 딸에게 한 마디 보탰다.
그러니까 일단 총선부터 잘해야지.
알지? 그 사진 속 인물들이 지금 '국민의 힘'이라는 거.
이름만 바꿨지 그 당이야.
** 이놈의 날씨 앱이 이번에는 엉망이었다.
25일 딸아이 서울 올라가는 날도 그 전날 저녁에 눈 소식이 없었다.
그래서 눈으로 난리 한 번 치고는 서울 갈 때는 별 걱정 안 하고 있었는데 역시 밤 사이 눈이 내렸다.
서울 가는 버스표를 조금 늦은 시간으로 변경했다.
또 눈을 치웠다. 해가 나기 시작해서 버스 시간 맞춰 나가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해가 나더니 다시 흐려지고 또 눈발이 날리는 것이다.
눈이 또 쌓일 것 같아 집에서 마음 졸이느니 차라리 일찍 나가기로 했다.
물론 오도재는 피하고 인월로 돌아서 함양으로 갔다.
함양에 일찍 가서 까페에서 노닥거리다 서울 가는 차를 태워 보냈다.
이틀 동안 눈 때문에 난리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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