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쯤에 예매했던 콘서트에 다녀왔다.
표를 예매할 때는 콘서트 가고 싶은 마음에 들떴었는데 한 달 넘게 잊고 있었다.
마음이 동할 때는 알맞은 공연 찾기가 힘들다.
게다가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좌석이나 기타 등등 조건이 애매할 때가 많다.
그러니 한 두 달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바로 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ㅠ
그래도 다시 콘서트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설레기는 했다.ㅎㅎ
4월 한 달 동안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 축제는 전국의 국공립 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내가 본 공연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두 명의 협연자가 함께 했다.
첫 번째 순서는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두 번째는 비올라협주곡, 마지막은 베토벤 8번 교향곡이다.
비올라협주곡이 기대되었다.
많이 들을 수 없기도 하지만 현대곡이었다.
폴란드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린다는 펜데레츠키의 작품이란다.
비올라 연주의 거장, 2005년 커티스 음악원의 총장인 로베르토 디아즈의 연주로 감상한다.
잘 모르기 때문에, 현대곡이어서 기대했다.
슈만의 협주곡은 부드럽고 감미로웠다. 슈만 하면 클라라. 클라라에게 헌정했다는 곡이란다.
학교 앞에 있었던 '슈만과 클라라'라는 까페에 많이도 갔었다. ㅎㅎ
그다지 격정적이거나 감정의 기복 없이 흘러간 협주곡이었는데 두 번째 순서인 비올라 협주곡은 사람을 긴장시키는 곡이었다.
슈만의 곡을 감상할 때에는 두어 번의 위기(졸음)가 있었다고 말한 용가리도 두 번째 곡에서는 정신이 번쩍 났단다. ㅎㅎ
앵콜곡까지 정신이 번쩍 나게 연주하고 퇴장했다.
그리고 마지막 베토벤 교향곡 8번.
8번 교향곡은 별로 연주되지도 않고 그리 유명하지도 않고 길이도 짧은 편이다.
나는 마지막 곡을 들으면서 '역시 베토벤 선생님이야! '라는 말이 절로 났다. ㅎㅎ
내가 먼 길 서울까지 와서 공연을 감상하는 보람이 팍팍 느껴졌다.
전체적인 공연 구성도 좋았고 오랜만에 듣는 현장 오케스트라 소리가 정말 좋았다. 가슴이 뭉클..
이번 서울행은 1타 3피!!!
공연도 보고 꽃놀이도 하고 사전투표도 했다.
간청재 이사하고는 내가 사는 곳에서 투표한 것보다 서울 가서 한 투표가 더 많다. ㅎㅎ
투표 기간에 서울 갈 일이 있어 실제 내 거주지에서는 한두 번 정도밖에 하지 않은 듯..
공연장 가는 길에 딸아이와 함께 투표하고 공연을 봤다.
다음날은 딸아이의 간청? 협박?으로 꽃구경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곳에 벚꽃 유명한 장소가 널렸는데 서울까지 가서 꽃구경을 하게 될 줄이야.ㅋㅋ
지리산 집에 가서 꽃구경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으니 서울에서라도 함께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가까운 양재천에 갔는데 꽃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가뜩이나 사람 구경하기 어려운 시골에 살다가 주말 쏟아져 나온 사람들에 치여 정신이 없었다.
지난 주말 날씨가 좋아서 정말 모든 사람들이 다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음식점, 까페, 거리.. 모든 곳에 사람들이 그득그득.
양재천의 변모에 또 한 번 놀랐다.
공원으로 단장하고 그 일대는 까페 거리가 되었고 유명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국악학교 근무할 때 동료 선생님과 양재천 다리 밑에서 삼겹살 구워 먹었었다고 말하니 딸아이가 놀란다.ㅎㅎ
사람 많은 양재천에서 조금 벗어나 한적한 까페에 들어갔다.
에스프레소 전문점이다.
오랜만에 에스프레소! 투샷 달달하게 설탕 녹여 오래 마셨다. ㅎㅎ
잘 먹고 잘 놀고 와도 다음날까지 피곤의 여파가 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곳에 다녀와도 집에 오면 집이 최고다.
홈 스위트 홈!!
내일이 22대 국회의원 선거날이다.
기대가 되는 만큼 걱정도 되고 무섭다.
지난 대선에도 '에이 설마 저런 놈을..' 하다가도 '아니야 그래도 혹시 모르지..'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반복되었었다.
그러다가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고 나는 앓아누웠다.
정말로 이 말도 안 되는 이 미친 상황이 어떻게든 정리되는 것을 보고 싶다.
2년 동안 개무시하고 살려고 했지만 그게 마음속에 화만 돋았다.
안 보고 안 들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들려오는 기괴하고 참담하고 속 터지는 사건들...
지금 나열해도 몇 십 가지가 줄줄 나온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 큰 반작용이 터져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