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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부처님 오신 날

by jebi1009 2024. 5. 17.

크리스마스에는 교회에 가지 않은 적도 많지만 부처님 오신 날은 이런저런 이유로 꼭 절에 가게 된다.

나는 크리스찬이다. 꼬박꼬박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에는 그런 믿음이 있다.

간청재 이사하면서 교회에 가지 않았으니 8년 넘게 교회에 가지 않았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모태신앙이므로 아주 오랜 시간 교회에 다녔으니 여전히 습관처럼 남아 있지만

크리스찬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우주의 법칙? 순리? 이런 것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아니 그렇게 되었다.

어쨌든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실상사에 가게 되었다.

실상사에서 플리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한때는 실상사에 정말 많이 갔었는데 연관스님 떠나신 후로는 거의 가지 않았다.

실상사에 산책 겸 바람 쐬러도 갔었는데 지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다.

산내로 넘어가면 어쩔 수 없이 스님과의 추억이 너무 많이 생각난다.

수월암과 극락전의 기억들.....

 

오랜만에 실상에 갔다.

가방도 팔고 손뜨개 모자도 팔았다.

산내에는 취타대도 있었다. 농악대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경내를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내 자리에서 취타대 공연도 봤고 재미있었다.

역시 부처님 오신 날을 절 경내에서 보내고 왔다.

 

내가 만든 찻잔 받침을 아주 잘 사용하고 계신 동료(?)셀러. 나에게 이렇게 차를 내어 주셨다.ㅎㅎ

 

 

오후부터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밤새 비가 내렸다.

다음날 툇마루에 나가니 천왕봉에 눈이 쌓였다.

세상에.... 5월 중순에 눈이라니...

어제 하루종일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기온도 뚝 떨어져 차가운 바람이었다.

바람이 너무 요란하게 불어서 텃밭 모종들이나 이제 막 꽃 봉오리가 맺힌 작약이 이리저리 심하게 흔들렸다.

방 안 창문에서 보고 있자니 작약은 통째로 뽑혀 나가거니 부러질 것만 같았다.

한번 엄청 강하게 바람이 내리 꽂혔는데(정말 패대기치듯 때리듯이 훑고 지나갔다) 작약 전체가 거의 바닥에 누웠다.

그래도 오늘 아침 나가 보니 꺾이거나 뽑힌 아이들은 없었다. 참 신기하고 기특하다.

 

5월 중순에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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