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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간장게장, 여수

by jebi1009 2024. 5. 17.

지난주 토요일 딸아이가 왔다.

'피 같은' 연차를 써서 부처님 오신 날까지 5일 만들어서 왔단다.

겨울에 오고 오지 못했으니 간청재 마당에 내려서면서 '아 냄새가 너무 좋아.. 감동적이다'이런다.

내려온 다음날 늘어지게 자고 뒹굴거리며 간장게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쿨타임이 찼다'는 것이다.

딸아이가 설명을 해 주는데 쉽게 말하면 주기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게임에서 기술 사용 후 다시 기술을 사용하기 전까지 걸리는 시간이란다.

우리가 5년 전쯤에 여수에 가서 게장을 먹었었는데 다시 먹을 때가 되었다는 뜻.

사실 우리는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 외식을 하려면 숙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술 때문에!! ㅋㅋ

그런데 이번에는 과감하게 점심을 먹고, 게다가 술 없이,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5년 전 여수는 돌게장이 유명하지만 꽃게장집을 찾아갔었다. 간장게장은 꽃게로 먹어 줘야 한다고.

그 꽃게장집은 꽃게장을 시키면 돌게장은 무한 먹을 수 있다.

셀프바가 있어서 돌게장과 각종 밑반찬이나 조개탕, 어묵탕, 후식 등등을 먹을 수 있다.

그 집에 다시 가서 원 없이 먹고 왔다.

이제 쿨타임 차려면 5년 이상 걸릴 것 같다. ㅎㅎㅎ

술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게장이다.

회나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했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게장은 일단 먹으려면 바쁘다. 그래서 술잔 들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밥을 먹지 않으면 먹을 수 없어서, 게다가 엄청 먹어서 술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술과 게장만 먹기에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내가 유일하게 술안주로 삼지 않는 것이 게장이다. ㅋㅋ

 

 

여수 바다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유명하다는 '딸기찹쌀떡'과 '갓버터도나스'를 사 왔다.

딸기찹쌀떡은 말 그대로 찹쌀떡 안에 딸기가 통째로 들어간 것이고 갓버터도나스는 정말 갓이 들었다.

여수 유명 먹거리라서 꼭 사야 한다는 딸아이 때문에 찹쌀떡은 30분 줄 서서 샀다.

사실 통영 꿀빵처럼 여수 전체가 딸기찹쌀떡을 판다.

하지만 원조 집에서 꼭 사야 한다고 해서 줄 섰다.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다. 

딸기찹쌀떡은 맛이 어떠할지 상상도 되고 어느 집이나 다 비슷한 맛일 것이다.

가격도 비싸다. 떡 하나에 거의 4천 원!

그런데 갓이 들어가 도나스는 좀 궁금했다.

버터크림 안에 갓을 넣은 것인데 살짝 갓 맛이 난다. 나쁘지 않았다.

 

크림 안에 파릇파릇 보이는 것이 돌산 갓이다.

 

어느 지역이건 인터넷에서 원조 맛집이라고 나오면 그 집만 붐빈다.

내 경험으로 제주도 오메기떡도 제주도에 깔린 것이, 시장 안에 깔린 것이 오메기떡집인데 딱 그 집만 사람이 줄을 선다.

통영 꿀빵도 마찬가지....

나는 그냥 아무거나 먹는다.ㅎㅎ

딸아이 쿨타임 때문에 얼떨결에 다녀왔지만 작은 섬들이 아기자기한 여수 바다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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