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림산방 가기 전에 잠시 쉬려고 진도대교 근처 까페에 들렀다.
그곳이 바로 울돌목이었다.
아주 오래전에 왔었는데 그때는 지금 진도대교가 공사 중이었다.
공사 중인 다리를 걸어서 건너며 울돌목을 봤었다.
그때도 지금도 울돌목은 물살이 세다.
다른 곳은 잔잔해도 그곳은 소용돌이가 있어 눈에 들어온다.
운림산방에서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고 진도 바다도 보고 하룻밤 바깥잠을 잤다.
바깥잠을 자는 것은 생활에서 꽤 필요하다.
하룻밤이지만 일상에서 벗어난 하루는 중요하다.
어제 오전에 떠나서 다음날 오후 돌아오는 길인데도 마을 입구부터 새로운 느낌이다.
어디 먼 곳에 아주 오랫동안 다녀온 느낌.
그래서 마을 입구도 새롭고 마을 골목길도 새롭고 간청재도 새롭다.
간청재는 새로우면서도 안락함을 다시 느끼게 한다.
그래서 바깥잠을 일상 사이사이 끼워 두어야 한다.
진도 근처 숙소는 '현대바이라한 목포'.
숙소 찾다 보니 4성급 호텔인데 가격이 저렴했다.
현대 호텔이 있는 줄도 처음 알았고 목포 지점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알았다.
현대중공업 산업단지에 있는 곳이었다.
근처 관광지나 저녁 먹을 곳도 마땅치 않은 곳.
현대중공업 비지니스 업무상 필요해서 만든 호텔인 듯...
그래도 호텔 가성비는 정말 좋다.
방도 넓고 욕조도 있다. 나는 가급적이면 욕조 있는 곳을 선택한다.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숙취와 피로가 싹 가신다.ㅎㅎ
산업단지에 있으니 근처 풍경도 다르다.
농촌 산골 마을 근처에는 농자재나 농사 관련 물품들을 판다.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이제는 익숙하다.
산업단지 근처에는 안전화, 작업복 등등의 물품을 파는 상점들이 많다.
게다가 이곳 근로자의 70퍼센트 이상은 외국인인 것 같다.
거리에 작업복 입은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태국음식 뷔페, 러시안 음식점, 아시안 푸드 마켓... 이런 간판들이 많다.(태국 뷔페 가 보고 싶었다.)
넓은 산업단지 모습이나 이런 풍경들은 새롭고 또 재밌다.
저녁은 목포 대교 넘어가 회를 포장해 와서 호텔에서 먹었다.
물론 술과 과자 컵라면 기타 등등과 함께.
다음에 진도 목포 방면으로 여행 오면 목포 현대 호텔을 또 이용할 것이다.
바다 전망도 좋고 (물론 우리는 가장 저렴한 반대쪽 전망-마운틴뷰라고 했지만 공장단지가 보인다. 나는 공장단지 구경하는 것도 새롭고 재밌다.) 친절하고 방 넓고 깨끗하다.
다음에는 룸서비스나 호텔 뷔페를 이용해 볼 생각이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 ㅎㅎ
집으로 오는 길에 담양 소쇄원에 들렀다.
소쇄원에는 20여 년 전에 왔었는데.. 그 사이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
그때는 네비도 없고 지도책 들고 여행했었다.
딸아이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다.
소쇄원 광풍각 뒷마루에 누워서 아이스크림 먹었던 딸아이는 이 마루를 기억할까?
다음에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제월당, 광풍각, 대나무 숲길... 반갑고 반가웠다.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풍경과 봄바람에 실려오는 꽃향기 때문에 제월당 마루에 오래오래 앉아 있었다.
기억 속에 가고 싶었던 소쇄원.
다음에는 병산서원에 다녀와야겠다.
소쇄원과 함께 참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