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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돌미나리

by jebi1009 2024. 4. 15.

정말 정말 오랜만에 돌미나리를 채취(?)했다.

간청재 초기 시절 미나리 엄청 많이 먹었었다.

무쳐 먹고, 생으로 쌈처럼 먹고, 샤부샤부로 해 먹고... 최고로 많이 먹은 것이 부침개다.

그때는 이것저것 마구 넣어 부쳐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여한 없이 먹고 나니 미나리가 사방에서 올라와도 그저 잡초처럼 보였다.

몇 년 미나리는 먹지 않았었다.

엊그제 부추를 자르면서 옆에 보니 미나리가 빽빽했다.

미나리 조금만 잘라볼까?

한 움큼만 잘라서 잘 씻었다.

어제까지 빡세게 일하고 온몸이 욱신거리는데 마침 오늘 비가 온다.

뒹굴거리며 책을 읽었다.

일하고 들어오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대충 냉동실 뒤져 먹거나 고구마 감자 등등을 먹는다.

그런데 오늘처럼 집에 있으면 무엇이라도 만들어 먹는다.

아주 오랜만에 미나리 부추 넣고 부침개를 부쳤다.

막걸리가 땡겼지만 면까지 나가야 했으므로 집에 있던 맥주로 대신했다.

처음 부침개 반죽이 아주 잘 되었는데 물 조금만 더 넣는다는 것이 왕창 들어가서 다시 밀가루를 넣고...

나는 내용물이 붙어 있을 만큼만 밀가루를 넣어 부침개를 하는데 내 평생 밀가루가 제일 많이 들어간 부침개가 되었다.

뭐 기름 냄새나고 쫀득하고 포만감도 있으니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원래 내가 부치던 대로 하는 것이 더 맛있는 것 같다.

오늘은 비가 와서... 그리고 미나리 때문에 또 한 잔 한다.

 

처음 따뜻했들 때는 더 먹음직스러웠는데....마지막 남은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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