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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

초미니 온실

by jebi1009 2024. 4. 2.

이것을 온실이라고 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그래도 나름 온실이다.

토종 오이나 수세미, 단호박 모종을 만들기 위해 씨앗을 심지만 너무도 더디게 싹이 트고 자란다.

보통은 4월 말이나 5월 초에 대부분의 모종을 심는데 씨앗을 심으면 5월 말이 되어도 시장에서 파는 모종만큼 자라지 않는다.

양양 선배에게 토종 오이 씨앗을 얻어 와서 4월 초에 심었는데 5월이 다 지나도록 엄지손가락만큼밖에 자라지 않았다.

그래도 그 작은 것이 땅에 옮겨 심었더니 늦게 자라서 오이를 선물했다.

노지에서 모종을 키우는 것은 잘 되지 않는다.

일교차가 크고 비바람 맞고 게다가 잎이 나면 벌레도 먹는다.

이번에는 고민하다가 작게 비닐하우스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스티로폼에 넣어서 키워봤는데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었다.

처음에는 한냉사 씌우는 활대에 김장용 비닐을 사서 씌울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플라스틱 정리 박스가 눈에 들어와 그것을 덮어 씌우기로 했다.

그리하여 우리 집 마당에 초미니 온실을 갖게 되었다!!

어떤 효과를 보게 될지 기대 만빵이다.ㅋㅋㅋㅋ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돌을 얹었다.

 

부추를 정리했다.

부추를 옮겨 심으면서 세 군데 있었는데 온갖 잡초와 함께 자라는 통에 엄청 스트레스였다.

풀을 뽑아 주어야 부추 자를 때 좋은데 풀뿌리와 부추 뿌리가 엉켜 있었서 풀 뽑기도 힘들었다.

그놈의 쇠뜨기..ㅠㅠㅠ 너무너무 싫다!!!

게다가 두더지가 굴을 뚫어 놓아 부추들은 거의 공중부양하고 있었다.

차라리 화분에 옮겨 심자.

온라인 검색하니 텃밭 채소용 화분들이 많았다. 와~~

베란다나 옥상에서 화분으로 채소 심어 먹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적당한 것을 구입해서 가장 튼실하게 생긴 놈으로 옮겨 심고 나머지는 정리했다.

화분에서 잘 자랄 것인지 살짝 불안하기도 하다. 이러다 부추 못 먹으면 어쩌지?

사실 처음에는 엄청나게 잘 먹었었다.

부추김치도 하고 부추무침, 부추전...

그렇게 몇 년을 물릴 정도로 먹으니 애정이 좀 식었다.

먹을 만큼만 남기고 정리한 것이다.

풀도 어느 정도 관리하면서 부추를 적당하게 먹을 수 있을 것인지... 잘 되기를!

 

 

 

일단 부추 정리한 곳에 호박을 심기로 했다.

몇 년 동안 위 땅에 작은 이랑을 만들어 호박을 심었는데 멧돼지 두더지 고라니 그리고 뿌리 깊은 쇠뜨기와 감당할 수 없는 잡초들 때문에 그 잘 자란다던 호박도 애를 먹었다.

올해는 마당에 심으려고 자리를 마련했다.

가장자리는 항상 두더지들이 들락거려 굴을 파겠지만 그래도 위 땅보다는 나을 것이라 기대한다.

호박 자리를 잘 잡은 것인지 이 또한 지켜볼 일이다.

 

호박 자리

 

본격적인 밭갈이에 들어갔다.

삽질하고 퇴비를 놓고 여기저기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

벌써 풀들이 꽤 많이 올라왔다.

삽질, 호미질이 시작된 만큼 손목과 허리가 아우성이다.

한해 한해 몸이 다르네...ㅠㅠ

그래도 요즘 마당에서 일할 맛 나게 하는 것은 수선화.

너무너무 귀엽다.

 

 

 

오늘은 아래 땅 축대 앞 목련이 핀 것을 봤다.

그곳에 목련이 있다는 것도 작년에 처음 알았다.

주변 풀을 좀 쳤더니 작년보다 꽃이 더 많이 달렸다.

어쩜 그렇게 모진 곳에 자리를 잡았는지...ㅠㅠ

그래도 그 자태가 참 품위 있다.

우리 집 마당에 심은 목련은 아직도 그냥 막대기다. ㅎㅎ

 

 

 

온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꼬물거리며 올라오는 연둣빛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반가움과 감동이 함께 하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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