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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제주도

by jebi1009 2024. 10. 5.

백수 생활이지만 그래도 여름에는 나름 휴가(?)를 갔었는데 이번 여름에는 덥기도 하고 일도 많아서 아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휴가의 모습이 달라졌다면 전에는 호캉스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간청재 생활하면서 휴가로 호캉스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서울 적당한 호텔에 가서 며칠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

전에는 여행 가면 숙소는 별로 괘념치 않았다.

민박, 펜션, 모텔.... 그저 적당하게..

오히려 호텔은 별로 선호하지 않았었다.

호텔은 작은 지방에는 별로 없기도 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호텔이 좋다.

하얀 침대 시트가 빳빳하게 세팅되어 있고 욕실에는 깨끗한 흰 수건이 각 잡고 비치되어 있는 호텔이 좋다.

매일 청소가 되어 있고 욕실에는 뽀송한 수건이 매일 제공되는 호텔이 좋다.

욕조가 있는 호텔에서 반신욕 하면서 적당하게 맛난 것 먹고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것이 '휴가'가 되었다.

간청재 살면서 그렇게 되었다.

 

어쨌든 여름을 그렇게 넘겨서 잠시 다른 곳에 다녀오자는 것이 어쩌다 보니 제주도 여행이 되었다.

22년 1월에 처음 배를 타고 제주도에 다녀왔다.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고 좀 더 편안하게 다녀오고자 했으나 또 배를 탔다.

이곳에서 비행기를 타는 것이 결코 편안한 이동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사천 공항은 거의 비행기가 없고 대구나 부산 공항까지 이동해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그나마 비행기 탑승 시간도 좋지 않다.

차라리 1시간 더 이동해서 서울 김포 공항까지 가는 것이 더 나을 듯....

다시 제주도를 가더라도 또 배를 탈 것 같다.

한 번 해 보니 두 번째는 더 자연스럽다.

집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니 오후 6시 30분에 제주항에 내렸다.

돌아올 때는 숙소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목포에 내려 집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넘었다.

차를 싣고 가야 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좀 더 길다.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다.

 

두 번째 배를 타고 제주도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서쪽 한림에서 2박, 동쪽 종달리에서 2박을 하고 왔다.

제주도 여행이라는 것이, 바다를 빼놓을 수 없으니 실컷 바다 보고 제주 해산물 요리 먹고 대충 비슷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숙소를 조금 다르게 경험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호텔에 가려고 했는데 마을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선택했다.

딸아이가 추천했다.

제주도에 가서 누가 호텔에서 자냐고... 구박하면서 말이다.ㅠㅠ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보지 않았다.

호텔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 고민하다 이틀 정도는 경험해 봐도 좋겠다 싶었다.

한림에서는 호텔에 있었고 종달리에서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제주도 작은 마을에서 지내는 것은 의미가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제주도 작은 마을에서 살면서 아침에 제주 바다를 보며 달리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에 잠깐 달리고 와서 반신욕을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며 책을 읽는 것.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 조금 경험해 볼까? 하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달리기와 책 읽기는 못했다. 너무 피곤해서..ㅠㅠ

대신 반신욕은 즐겼다. ㅎㅎ

종달리는 바로 앞에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아... 우도... 추억이 새록새록이다. 95년 우도. 정말 소들이 뛰어다니던 우도.

숙소가 있던 마을은 정말 평범한 마을인데 뒤쪽으로 조금 돌아다녀 보니 작은 집들 사이에 작은 가게들이 있다.

집을 살짝 개조해서 빵, 디저트, 핸드메이드 소품 등을 판다.

주점도 있고 국숫집도 있다. 책방도 있다.

 

종달리 숙소에서 조금 걸어 나가면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이번 여행은 어떤 곳을 찾아 구경하는 것은 별로 하지 않고 그냥 소소하게 돌아다녔다.

먹는 것도 제주도 가면 꼭 먹어야 할 것을 챙겨 먹지도 않았다.

그런데 쥐치조림을 먹고 싶었는데 먹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탁현민 책에 나오는 만수형님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그날 고기를 잡지 못해서 문을 일찍 닫았다고...ㅠㅠ

그래도 도착한 날 먹었던 삼치회는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았다. 삼치회는 처음 먹었다.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은 대체로 휴무일이 많았다. 내일은 문을 열겠지 했는데 일주일에 이틀 쉬는 가게도 많았다.

느긋하게 장사하는 곳인 듯...

용가리도 나도 느긋하게 지내다 왔다.

 

명월성이 좋았고 거문오름도 괜찮았다.

오름에 오르려고 한 것이 아니었는데 10분만 가면 된다고 해서 갔다.

그런데 아니었다.

차로 지나가면서 높은 오름을 보며 '이제는 저런 곳은 안 간다. 힘들다. 설마 저것이 우리가 가려는 오름은 아니겠지' 했는데 바로 그 오름이었다.

30분 넘게 올라갔다. 투덜대면서 올라갔는데 역시 올라가면 좋다.

 

명월성
명월성 성곽에 오르면 보이는 풍경
아....성곽 틈에도 풀은 난다.ㅠㅠ
명월성 근처에 있는 라면집.
독특한 분위기의 라면집이다.
라면집 마당에는 사람을 좋아하는 잘생긴 강아지들이 있다.

 

 

거문오름

 

 

풍차 해안도로에서 일몰을 본 것도 좋았다.

 

신창리 풍차 해안도로

 

 

 

까페는 엄청 많이 갔는데 '닐스 커피'와 '시종일관'이 기억에 남는다.

돌아다니며 쉴 수 있는 곳이 까페다. 중간에 꼭 쉬어 줘야 한다. 휴식 휴식... 그래서 나는 까페에 많이 간다.

 

'닐스 커피'. 입구의 새를 보면서 '닐스의 모험'이 생각났는데 그 '닐스'가 맞다.
핸드드립 커피
제주도 한림 쪽에 머문다면 자주 가서 책 읽으며 커피 마시고 싶다.

 

까페 '시종일관'. 마을 골목의 주택이다.
목화송이와 커피가 참 잘 어울린다.

 

 

이번에는 잊지 않고 제주 4.3 평화공원에도 다녀왔다.

제주도는 아름답고 아픈 곳이다.

이번 여행으로 장기 체류를 살짝 계획해 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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