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인디언의 달력 /아라파호족)에 내 생일이 있다.
학교 다닐 때는 11월은 공휴일도 없고 12월 방학이 오기 전 유난히 길고 지루한 달이었는데
인디언의 달력을 알고 난 후 11월이 좋아졌다.
여러 인디언 부족의 달력 중에서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지금 간청재에 살면서도 11월이 참 좋다.
내 생일이면 엄마는 메시지와 함께 용돈을 보내신다.
물론 용가리 생일에도 보내신다.
산속에(산속도 아닌데^^;;) 웅크리고 있지만 말고 시내 나가서 맛있는 것 사 먹으라고 하신다.
앞으로 몇 번 엄마의 용돈을 받을 수 있을까...
나중에 내 생일날 엄마 문자가 없으면, 엄마의 용돈이 없으면 많이 슬플 것 같다....
엄마 말대로 맛있는 것 사 먹으러 통영에 다녀왔다.
간청재 처음 내려와서는 회 먹으러 통영에 많이 갔었다.
벌써 5,6년은 되었네....
생일 핑계로 나가서 바깥 잠을 잤다.
바다도 보고 노을도 보고 회도 먹고 여기저기 둘러봤다.
전에는 통영 가면 바다와 회, 꿀빵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삼도수군통제영도 둘러보고 미래사 편백나무숲길도 걸었다.
통영에 여러 번 다니면서도 사찰에 가 볼 생각은 못했다.
통영에도 '미래사'라는 조용한 사찰이 있었다.
통영삼도수군통제영도 좋았다.
여수의 진남관이 오랜 기간 공사 중이어서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세병관을 보게 되어 기대가 컸다.
그러나.... 세병관도 바닥 공사 중...ㅠㅠㅠㅠㅠ
'세병관'이라 하여 병사들 세수하라는 뜻? 하면서 웃었는데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의미인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온 이름으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누리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단다.
세병관 마루에 누워 호연지기를 느끼고 와야 하는데 아쉽다.ㅠ
생일은 뭐니 뭐니 해도 맛있는 거 먹는 날.
푸짐한 한상과 케잌은 빠질 수 없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통영 골목길 귀여운 까페에서 커피와 햇살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