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려서 영화 한 편 때리려는데 우르릉 쾅쾅 소나기가 쏟아진다.
음침하게 깜깜해지면서 영화 관람 모드를 조성한다.
첫 장면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음'이라는 자막이 뜬다.
1961년 이탈리아 태생. 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 미르코 멘카치의 이야기를 영화로 한 것이다.
밖에서 신나게 뛰어 놀기 좋아하고 아빠와 영화 보러 극장 가는 것을 즐거워하는 8살 미르코는
호기심 때문에 일어난 총기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다.
당시의 법제도에 따라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미르코는 시각장애인 기숙학교로 가게 된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는 교장은 자신이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 믿고
할 수 있는 일의 숙련된 기술자로 만들어가려 한다. 직조공이나 전화 교환원.....
뭐 지금 우리나라 학교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오로지 같은 곳을 보고 그곳에 착지하기 위해 헉헉대는...
어쨌든 아이들은 더 많이 더 다양하게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갖는 모든 것을 느끼지만
장애인학교에서는 각자의 환타지와 꿈은 사치라 생각하고 차단해 버린다.
하지만 하나의 감각을 잃은 것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지지하는 선생님도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정상인인 척 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
그런데 아주 담백하고 과하지 않게 등장한다.
미르코는 장애인학교에서 태어나면서부터 볼 수 없었던 친구들을 만난다.
'색깔들은 어때?'
'굉장해'
'넌 무슨 색 좋아해?'
'파란색'
'그건 뭐 같은데?'
'파랑은 자전거를 탈 때 네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같아'
영화는 미르코와 아이들이 만드는 라디오드라마 같은 한 편의 소리극을 완성하는 것이 주된 흐름이다.
그것은 장애아의 직업 교육을 정해 놓은 학교의 규율에 반하는 것이며,
또한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것으로 오해돼온 도전이다
아이들이 소리를 찾아 다니고 만들어 내는 과정은 흡사 영화 만들기를 연상시킨다.
아이들은 배역에 대한 불만으로 웅성대고 작업에 대한 이견으로 재잘거린다.
이 소리극은 일년에 한 번씩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보여주는 행사에서 공연된다.
가만히 서서 대사만 줄줄 외우는 정상인인 척 하는 공연이 아니라 정상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공연...
학부모와 관람객들은 모두 안대를 하고 어둠 속에서 소리극을 보며(들으며) 감동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가 무얼까...
영화는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래도 울지 않을 수 있어? 하는 식의 눈물샘 자극하기의 연출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냥 별 것 아닌 장면에 눈가가 시큰해진다. 나이탓인가...
나면서부터 볼 수 없는 친구가 세상의 묘사를 청할 때, 아이들이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걸어갈 때,
수업 시간에 솔잎과 말린 과일들을 만져볼 때.
미르코의 주도로 학교를 몰래 빠져나와 극장에 가서 영화구경을 할 때...
아이들은 극장에서 소리와 대사만으로 영화를 느끼며 함께 웃고 즐거워한다.
마지막에 미르코는 다시 예전에 술래잡기를 하던 동무들의 곁으로 돌아온다.
영화의 첫 장면이 아이들과 눈을 가리고 술래잡기를 했던 것처럼..
그리고선 늦게 왔으니 술래를 해야 한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기꺼이 눈가리개를 건네 받는다.
미르코는 모든 것이 아닌, 단지 한 감각을 잃은 것으로 공평함에서 제외되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장애 학교에 갔을 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미르코...
자신은 볼 수 있다며 이런 수업은 필요 없다는 미르코에게 선생님이 말한다.
'나도 볼 수 있어. 그걸로는 부족해.
네게 비밀 하나 말 해 줄게
연주자의 연주를 보면서 난 무언가를 알아차렸지
그들은 자기 눈을 감아. 왜 그런지 아니?
음악을 좀 더 강렬하게 느끼기 위해서지.. 악보에 있을 때보다 더 강렬하고 대단하기 때문이지
음악이 마치 육체적인 감각인 것처럼 말이야
미르코 네겐 오감이 있어. 왜 굳이 한가지만 이용하지?'
또 아이들이 공연하는 소리극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용은 우리를 공격할거야.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릴 얼어 붙게 만들거야.
우리 눈을 감자.
그렇게 하면 우린 그를 볼 수 없어.
맞아 우린 여길 안 보고도 우리 길을 훤히 알고 있어.
우리가 안대를 하면 용은 우릴 겁주지 못해. 그의 끔찍한 얼굴로 말이야...'
우리는 볼 수 있지만 눈을 감을 때도 많다.
두려워서 눈을 감는 것일까 눈을 감아서 두려운 것일까....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 때문에 눈을 감을까.....
음침하게 깜깜해지면서 영화 관람 모드를 조성한다.
첫 장면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음'이라는 자막이 뜬다.
1961년 이탈리아 태생. 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 미르코 멘카치의 이야기를 영화로 한 것이다.
밖에서 신나게 뛰어 놀기 좋아하고 아빠와 영화 보러 극장 가는 것을 즐거워하는 8살 미르코는
호기심 때문에 일어난 총기 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다.
당시의 법제도에 따라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미르코는 시각장애인 기숙학교로 가게 된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는 교장은 자신이 시각장애인이다.
그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 믿고
할 수 있는 일의 숙련된 기술자로 만들어가려 한다. 직조공이나 전화 교환원.....
뭐 지금 우리나라 학교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오로지 같은 곳을 보고 그곳에 착지하기 위해 헉헉대는...
어쨌든 아이들은 더 많이 더 다양하게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갖는 모든 것을 느끼지만
장애인학교에서는 각자의 환타지와 꿈은 사치라 생각하고 차단해 버린다.
하지만 하나의 감각을 잃은 것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지지하는 선생님도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정상인인 척 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선생님.
그런데 아주 담백하고 과하지 않게 등장한다.
미르코는 장애인학교에서 태어나면서부터 볼 수 없었던 친구들을 만난다.
'색깔들은 어때?'
'굉장해'
'넌 무슨 색 좋아해?'
'파란색'
'그건 뭐 같은데?'
'파랑은 자전거를 탈 때 네 얼굴을 스치는 바람과 같아'
영화는 미르코와 아이들이 만드는 라디오드라마 같은 한 편의 소리극을 완성하는 것이 주된 흐름이다.
그것은 장애아의 직업 교육을 정해 놓은 학교의 규율에 반하는 것이며,
또한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것으로 오해돼온 도전이다
아이들이 소리를 찾아 다니고 만들어 내는 과정은 흡사 영화 만들기를 연상시킨다.
아이들은 배역에 대한 불만으로 웅성대고 작업에 대한 이견으로 재잘거린다.
이 소리극은 일년에 한 번씩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보여주는 행사에서 공연된다.
가만히 서서 대사만 줄줄 외우는 정상인인 척 하는 공연이 아니라 정상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공연...
학부모와 관람객들은 모두 안대를 하고 어둠 속에서 소리극을 보며(들으며) 감동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가 무얼까...
영화는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래도 울지 않을 수 있어? 하는 식의 눈물샘 자극하기의 연출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냥 별 것 아닌 장면에 눈가가 시큰해진다. 나이탓인가...
나면서부터 볼 수 없는 친구가 세상의 묘사를 청할 때, 아이들이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걸어갈 때,
수업 시간에 솔잎과 말린 과일들을 만져볼 때.
미르코의 주도로 학교를 몰래 빠져나와 극장에 가서 영화구경을 할 때...
아이들은 극장에서 소리와 대사만으로 영화를 느끼며 함께 웃고 즐거워한다.
마지막에 미르코는 다시 예전에 술래잡기를 하던 동무들의 곁으로 돌아온다.
영화의 첫 장면이 아이들과 눈을 가리고 술래잡기를 했던 것처럼..
그리고선 늦게 왔으니 술래를 해야 한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기꺼이 눈가리개를 건네 받는다.
미르코는 모든 것이 아닌, 단지 한 감각을 잃은 것으로 공평함에서 제외되기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장애 학교에 갔을 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미르코...
자신은 볼 수 있다며 이런 수업은 필요 없다는 미르코에게 선생님이 말한다.
'나도 볼 수 있어. 그걸로는 부족해.
네게 비밀 하나 말 해 줄게
연주자의 연주를 보면서 난 무언가를 알아차렸지
그들은 자기 눈을 감아. 왜 그런지 아니?
음악을 좀 더 강렬하게 느끼기 위해서지.. 악보에 있을 때보다 더 강렬하고 대단하기 때문이지
음악이 마치 육체적인 감각인 것처럼 말이야
미르코 네겐 오감이 있어. 왜 굳이 한가지만 이용하지?'
또 아이들이 공연하는 소리극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용은 우리를 공격할거야.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릴 얼어 붙게 만들거야.
우리 눈을 감자.
그렇게 하면 우린 그를 볼 수 없어.
맞아 우린 여길 안 보고도 우리 길을 훤히 알고 있어.
우리가 안대를 하면 용은 우릴 겁주지 못해. 그의 끔찍한 얼굴로 말이야...'
우리는 볼 수 있지만 눈을 감을 때도 많다.
두려워서 눈을 감는 것일까 눈을 감아서 두려운 것일까....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 때문에 눈을 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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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심정으로는 모든 게 보기 싫어 눈을 감고 싶습니다 ㅜㅜ
제 말이요....눈 감고 보지 말자는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