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잽싸게 뛰어나가는 용가리...
택배 아저씨가 맞기는 맞지만 기다리던 택배가 아니라 내가 주문한 후라이팬이었다.
몇 시간 후 다시 딩동~
드디어 왔다.
앞으로 용가리의 사랑을 듬뿍 받을 일렉기타가 왔다.
물론 깁슨이나 팬더 같은 명품도 아니고 중저가 연습용일 뿐이지만 며칠 고민해서 구입한 것이다.
살까 말까....내가 확 지르라고 옆에서 부추겼지만 용가리는 망설였다.
망설이던 용가리가 주문버튼을 클릭하게 된 것은 딸아이와 내가 파마를 하고 온 덕분(?)이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따로 살게 되는 기념? 혹은 내가 주는 마지막 선물? 어쨌든 내가 다녔던 미용실에 가서
원하는 대로 머리를 하게 해 준다는 딸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러 함께 미용실에 갔다.
나 역시 서울에서의 마지막 파마를 고급지게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딸아이와 미용실로.....
퇴직 후 거의 가지 않았지만 '그녀'는 엄청 반가워하며 나를 반겨 주었다.
이 미용실과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전에 한 번 풀어 놓은 적이 있다.
http://blog.ohmynews.com/jebi1009/508129
딸아이와 둘이서 반나절을 미용실에서 보내고 카드로 시원하게 좍~ 긁고 나왔다.
내 소식을 대충 알게 된 '그녀'는 헤어질 때 나를 안아 주었다. 우리는 찐하게 포옹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우리를 보고, 카드값 내역을 보고 용가리는 화들짝 놀랐다.
마지막이라 일정 금액 선결제를 하지 않아 할인율이 없어 제 값 내고 지불한 머릿값은
용가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었다. ㅎㅎㅎㅎ
'그래...내 기타가 니들 머릿값 보다 싸다..내가 더 뭘 망설이겠냐..'
그리고는 바로 주문했다.
'그래...잘 했어..돈은 있을 때 써야 되는 거야...없으면 어떻게 쓰냐..
있을 때 안 쓰고 놔두면 딴 사람이 쓰는거야..'
이렇게 해서 용가리에게 새 기타가 생겼다.
매번 연습하면서 기타가 구려서 잘 안 된다고 투덜거리더니 이제 그 소리가 당분간은 안 나오겠다.
하지만 내 알지...저 기타에 익숙해지면 또 더 좋은 악기에 침을 흘리게 된다는 것을...
모든 기타쟁이의 꿈 좌팬더 우깁슨!의 꿈을 이루려고 할지도....
누군가 그랬다.
'직장인 남성이 기타와 엠프 그리고 이펙터에 취미를 들이기 시작하면 집이 휘청휘청거릴 수가 있으니
조심하세요..'
게다가 용가리는 직장도 없는 백수 아닌가..ㅋㅋ
다행히도 용가리는 기타쟁이까지는 아닌 듯...
그러나 까짓거 좌팬더 우깁슨 하려면 해라...나도 한 번 내질러서 커피 로스터 샀으니
한 번의 내지를 쿠폰을 남겨두마...
돈 떨어지면 밥을 더 조금 먹고 술도 소주만 마시고 안주는 더 저렴한 것으로 먹으면 되지 뭐...
어쨌든 올해 안에 stairway to heaven, hotel california 완성해라! 화이팅!
stairway to heaven의 솔로 부분을 거의 완성했다. 익숙한 솜씨를 감상할 날이 곧 오겠지?
p.s. 고급진 미용실을 다녀 온 딸아이는 그랬다.
엄마 나는 거기 갔더니 뭐 좋기는 좋지만 약간 그랬어..
아 너무 좋다 다음에 또 와야지 그런 생각은 안 들더라고..
머리카락이 그래봤자 그냥 몸에 난 털인데 그 머리카락에 매달린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며
이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과 시간 열정 등등을 그렇게 바칠 만한 가치가 있을까...
마치 진주조개의 입을 억지로 벌리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세상을 살면서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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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의 기타 연주는 정말 환상적입니다. 저 같은 50 대나 이글스를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아직 40 대 이신것같은 제비님 남편분도 좋아하시는군요?
같은 50대랍니다 ㅎㅎ
이글스 연주 좋아하시는군요 반가워요~
우와 머리에 단 기구들이 신기합니다! 전 사업상 팔아 줘야 해서 아는 미장원에 가서 파마를 두 번 해봤는데 옛날 시장 미장원보다도 못한 솜씨 ㅜㅜ 느리고 머리 뜯고 펌은 제대로 안 나오고 그런데 값은 어마어마 ㅜㅜ 차라리 제가 직접 한 파마가 더 마음에 듭니다.
염장질 하나, 울 둘째조카, 팬더 일렉 있답니다. 고등학교때 알바비 모아서 거금 주고 사더라구요. 순백 팬더 하하
우와~ 둘째 조카 한 기타 하시나봐요 ㅎㅎ
연주 실력이 뛰어나겠는데요...
순백의 팬더라니 부럽부럽 ㅋ
클래식 치다가 고등학교때 밴드해 보겠다고 샀는데, 메인 보컬 오디션도 보더니 연습장소를 못 구해서 시작도 못하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