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해 농사가 시작되었다.
농사라 하니 무지 거창한 것 같지만 집 마당 텃밭이다.
하지만 올해는 밭이랑을 더 길게 만들고 갯수도 늘렸으니 좀 거창해지기는 했다 ㅎㅎ
빈 땅을 두어봤자 풀들이 무성할 것이 뻔하니 무엇이라도 심어 먹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삽으로 땅을 파서 뒤집고 퇴비를 섞고 쇠스랑으로 고르고...
역시 뭐니뭐니해도 삽질이 최고로 힘들다.
게다가 턱턱 걸리는 돌을 캐어내고 나면 하늘이 노랗다.
이틀 동안 밭 정리하고 뒷마당 축대 밑을 골라 꽃씨를 뿌렸다.
뒷마당 축대 밑에 여러가지 꽃씨를 뿌렸다. 무슨 꽃이 어떻게 피어날지 기대 만땅~
이 곳에는 글라디올러스를 심었는데 꼭 양파처럼 생겼다. 어떻게 올라올지 궁금하다
이 곳에는 수월암에서 가져온 작약을 심었다. 잘 살아야 할텐데....
.
수월암에서 건너 온 진달래와 수선화가 피었다. 간청재에서도 잘 자리 잡고 매 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안방 창문으로 내다 보이는 수선화의 자태가 정말 이쁘다.
작년 가을 심은 쪽파가 통통하게 살아났다.
작년에 먹으려 했는데 비실비실 자라지 않고 겨울이 다가와 그냥 포기했었다.
그런데 겨울 엄동설한을 이기고 쪽파가 살아났다. 감격~
부추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정말 부추는 훌륭하고 좋은 아이다.
그렇게 열심히 잘라 먹어도 또 올라오고...게다가 겨울도 가뿐하게 이기고 봄이 되니 또 올라오고...
다음주에는 상추, 청경채 씨 뿌리고 토마토, 고추, 오이, 호박...모종 나오면 사다 심어야겠다.
양배추와 대파는 둥이네가 준다고 했으니 심을 자리 비워놔야겠다.
쪽파를 다듬고 씻는데 한 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ㅠㅠ
공들여 다듬은 쪽파는 파전으로...해물이 없어 반건 오징어를 넣었다. 나름 괜찮았다. 막걸리가 빠질 수 없지ㅎㅎ
부추도 올라오기 시작한다. 잘 자라라고 재를 좀 뿌려 주었는데 잠시 후 바람이 불어서 휙 날아가 버렸다 ㅠㅠ
겨울을 지내고 당귀도 살아 남았다. 정말 죽은 줄 알았던 아이들이 이렇게 잎을 피우고 올라오면 참 신기하다.
양양으로 귀촌한 선배 부부가 다녀갔다.
강원도에서 여기까지 6시간이나 걸렸다. 거의 서울 들렀다 오는 수준..ㅠㅠ
친한 선장님이 직접 잡으셨다는 도다리회를 비롯 풍성한 바닷내음이 기분 째지게 한다.
지리산 산골에서는 회가 정말 먹고 싶다...각종 해산물도...쩝쩝...
게다가 그냥 좍 펼쳐 놓고 먹기만 할 수 있게 준비해 오셨다.
'매운탕 거리 가져오려다가 냄비 꺼내고 끓이고 귀찮을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
역시 삘이 통하는 선배의 남다른 후배 생각 ㅎㅎㅎ
정말 밥상 펴고 술잔만 가져와 펼치기만 했다.
오랜만에 편히 앉아 뭐 시켜 먹는 기분이었다. ㅋㅋ
' 나보다 10년 먼저 정리하고 내려온 거 정말 잘 한 거고 정말 부럽다...'
산을 좋아해 산악부에서 만나 결혼한 선배 부부는 설악산이 좋아 양양에 자리 잡았다.
밤 늦도록 술잔을 기울이고 아저씨는 우크렐레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용가리는 옆에서 기타로 베이스 넣어 주고...
밤이 깊어 아래 마을의 산촌민박집으로 함께 밤길을 걸어갔다.
명란젓이며 반건 오징어며 말린 생선 등등을 한아름 안겨 준 선배에게 내가 줄 것은 커피밖에 없다.
아침 일어나 커피를 볶아 선배에게 줄 커피를 포장했다.
민박집에서 아침까지 든든히 먹고 온 선배 부부와 향 좋은 커피를 나누었다.
선배 부부는 설악산에서 우리는 지리산에서...그렇게 늙어가며 잘 살았으면 좋겠다.
좀 가까우면 맛있는 회 좀 실컷 얻어 먹을텐데 아쉽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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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만 더 간청재에 있다올걸... 선장님의 도다리회라... 끝내줍니다.
배*은표 글라디올라서... 어릴땐 자주 보던 꽃인데 얼마만에 들어본 이름인가 몰것네.
난 이름만 들어보고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는 꽃인데 인터넷으로 찾아봤네요..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우크렐레에 베이스 기타..... 공기좋은 지리산의 청정 밤공기.... 술과 좋은 사람들... 무엇을 더 바라시면 아니되실 듯 하옵니다 ㅎㅎㅎ
치잇 촌스러운 도시 녀자, 질투에 눈이 멀어, 저도 이번 토요일에 차이콥스키 콘서트홀에 공연 보러 갈꺼라고 5세 연령 수준의 자랑하렵니다 ㅎㅎㅎㅎ
우와~ 멋진 공연 보러 가시네요..
콘서트홀에 공연 보러 가본지가 한 백만년은 된 것 같아요 ㅎㅎㅎ
부지런하십니다. 일년 농사가 벌써 시작 되었군요. 곳곳에 피어날 꽃이며, 싱싱한 농산물이며가 저절로 상상이 됩니다. 제비님께서 직접 삽질까지 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쉬엄쉬엄 하세요~!
삽질 뿐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