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신기해라....
첫 작품 탄생 기념과 기타 등등의 이유로 목공팀이 우리집에서 단합대회를 했다.
목공 수업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마천 중국집에 들러 양장피와 탕수육을 사가지고 왔다.
물론 각종 주류와 함께...ㅎㅎ
잠시 집에 들렀다 온 둥이 아빠는 달걀과 양배추를 가져왔다.
명품 달걀과 명품 양배추!! 하나하나 손으로 벌레를 잡아 키운 명품 양배추!
나도 전에 둥이네가 양배추 모종을 주어 키워 봤는데 실패...
양배추 잎이 다물어져서 둥그렇게 되어 속이 차야 하는데 잎만 퍼지더니 벌레가 생기고 다물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둥이 아빠는 어쩌면 저렇게 예쁘게 양배추를 키우는지 모르겠다.
양파도 주어서 먹어 보았는데 주먹 만큼 큰 것이 어찌나 아삭거리고 달던지...
학교에서 돌아온 둥이들 저녁 차려 주고 조금 늦게 온 둥이 엄마 역시 손에는 나를 위한 달콤한 케잌이 들려 있었다.
고개를 하나 넘어 오는 길이라 힘들텐데 땀 흘리며 케잌까지 예쁘게 담아 오다니...감격!!
게다가 천재 조각가 스승님은 얼마 전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얻었으니 오래간만에 번데기 같이 모포에 둘둘 말린 귀여운 갓난 아기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사진으로 말이다.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 보니 금세 12시가 가까웠다.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왜이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
이 시간을 통해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은 둥이 아빠가 남자 중에 남자 '상남자'라는 것이다.ㅎㅎ
끼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조각가 '주면 먹고 안 주면 안 먹고...설거지는 반드시 하고..'
용가리 '나는 쟤(바로 나) 먹을 때 옆에서 얻어 먹는 것이고..'
둥이 아빠 '이제 밥은 먹을 만하네요..'
조각가와 용가리는 저녁 한 끼 먹으면서 하는 말이고 둥이 아빠는 세 끼를 모두 둥이 엄마가 차려 주어 먹는다는 사실...헉!! 그런데 먹을 만하단다...
용가리와 조각가는 옆에서 상남자라고 감탄 ㅎㅎㅎ
둥이 엄마는 방과후 학교 영어 선생님. 퇴근하고 오면 오후 5, 6시..얼마나 저녁하기 힘들까..이러면서 내가 뭐라고 하자
'아이들도 그렇고 저녁에 맛있는 것 먹는 것이 그렇게 행복하다니 어쩔 수 없지요.. 그리고 저도 행복하구요..'
이런 이런...이렇게 착할 수가..
그러면서 '그런데 텃밭에 양파나 양배추 가져가려면 풀 열 개 씩 뽑고 가져가래요..' 살짝 일렀다.
천생연분 정말 귀여운 부부가 아닐 수 없다.
둥이네를 보면 지리산 할매도 웃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ㅎㅎㅎ
다음 목공 수업은 사방탁자를 만든다 하였다.
둥이 엄마가 나무 그릇을 원한다고 하자
'그거는 뭐 시간도 금방이고 탁자 만들면서 햐죠 뭐..' 조각가 스승님이 말한다.
음하하하...덕분에 나도 그릇 생기게 되었다.
둥이 엄마는 집 안의 모든 가구를 다 교체하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데 둥이 아빠 분발해야겠다.
특히 침대를 여러 번 강조했으니 둥이네 집에 멋진 나무 침대가 들어오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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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목공 배우러 가고 싶어요...
곧 배우시게 될 것 같은데요 ㅎㅎ
정말 꼼꼼한 마무리가 돋보입니다.
전 빌더인 사촌한테 책장을 짜달라고 했더니 두 개가 높이가 달라서 책상 판을 올려 놓으니 찌꾸찌꾸한답니다.
용목수님께서는 꼼꼼하셔서 절대 그러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캬~ 그런데 저 상에다 올린 저 푸른 잔과 분홍 잔으로 술이던 커피던 마시면 부부가 영원히 네버 에버 싸우지 않을 것 같네요.
싸우면서 키 크고 싸우면서 정든다!!
첫 작품이 이렇게 훌륭하다면, 두 번째 작품은 무한 기대가 되네요.
'상남자'라 하셔서 밥 잘 하는 남자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앉아서 전 끼니를 받아 먹는 남자가 '상남자'라는 거군요. ㅎㅎ 뭐 두 분이 각자 할 일을 나눠 하며 행복하면 되는 거긴 하지요.
사실 진짜 상남자는 왈리님 말씀대로 밥 잘 하는 남자가 맞는데 말이어요 ㅎㅎㅎ
와우~~~~~~ 위의 왈리님 댓글에 저도 손 번쩍 듭니다. 첫 작품이라곤 믿기 힘들만큼 너무 너무 훌륭하신걸요? ^^
다음 목공수업 "사방탁자"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기대가 되지는 않아요...제가 너무 못됐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