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에 다녀왔다.
진도 팽목항에 다녀왔다.
다시는 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절대 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고가 있기 얼마 전 우리는 관매도에 가기 위해 새벽 팽목항에 내려 이른 아침을 먹었었다.
그 후 너무도 참혹한 일에 가슴이 먹먹해 눈물만 흘렸을 뿐이다.
마주 대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슬픔의 늪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간청재로 이사 온 후 한 해를 보내면서 진도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7년 생 딸아이는 대학에 갔고 학교 생활을 하고 나와 전화하고 가끔 밥도 먹는다.
딸아이의 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볼 때, 우리 차 유리 앞에 붙은 노란 리본을 볼 때,
학교 생활하는 것을 보고 전화하고 밥을 같이 먹을 수 없게 된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 생각에 가슴이 저렸다.
팽목항에 바람이 많이 불었다.
눈물이 날렸다.
아직도 빈 공터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의 공간에도 바람이 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말도 안돼....
많이 울었지만 가슴이 시원해지지 않는다.
돌아오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
그날 소주 한 잔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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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 다녀오셨군요. 사진으로만 봐도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해지네요.
지금까지도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도 없고,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으니 더 그런 거겠지요.
임시 거처를 떠나지도 못하고 아직도 그곳에서 지내고 계신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올해는 모든 게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잘 해결되려면 지금 버티는 독하고 모자란 사람이 빨리 처리가 되어야 할텐데....그냥 짜증만 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