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마루 똥의 주인공이 박쥐라는 것을 알아내게 된 사건(?)으로 안방 덧문 보수에 들어갔다.
가장 정통으로 비바람을 맞는 곳이니 곳곳 종이가 찢어지고 곰팡이가 슬었다.
게다가 문을 열어 접어 두면 바람에 문이 춤을 추게 되어서 나름 헝겊으로 고정시켜 놓았는데
그것이 불편해서 집을 오래 비우지 않으면 잘 닫지 않게 된다.
그러니 문을 접은 뒷면에 박쥐들이 우글우글 모여 들기까지...
나무는 항상 수축과 팽창이 일어나 모양이 변하게 되는데 계속 열어 두기만 하면 변형이 더 심해진다.
문이 처지기도 하고...
박쥐들 내어 쫓고 벽면 청소도 하고 문을 분리했다.
창틀도 사포질하고 오일 바르고 문은 우선 종이를 떼어내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물을 묻히고 떼어내는데 잘 안 떨어지는 곳은 칼로 살살살....
종이를 떼어낸 문은 잘 말리고 사포질하고 오일 바르고 또 말리고...
장에 가서 창호지 사다가 칼같이 재단하고(용가리 말에 의하면 자신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재단했단다)
풀 발라서 조심조심 붙이고 다시 말리고...
문을 떼어내고 창틀을 사포질하고 오일스텐을 발랐다.
더럽고 찢어진 종이들을 물을 묻혀가며 떼어내었다.
사포질하고 오일스텐 바르고 말리고 다듬고...
문은 나름 세월의 흔적도 살짝 보이면서 깔끔해졌다.
그런데 문을 열어 고정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며칠 동안 끙끙대며 생각하다가 결국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정했다.
되도록이면 문에 흠집내고 싶지 않고 모양도 이쁘게 하려 했지만 우리 둘의 머리가 딸렸다.
경첩에 자석에 별의 별 방법을 다 생각하다가 결국 작은 고리를 문에 박아 끈으로 고정했다.
광목천을 이용해서 고정할 때보다는 훨씬 편리하다. 게다가 천은 쉽게 더러워지기도 하고...
전에는 이렇게 광목천으로 고정시켰었다.
안방 덧문을 한 번 보수하고 나니 이제 자신감이 붙어 누마루 문이나 마루 문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많이많이 더러워지면 그때....ㅎㅎㅎㅎ
요즘 뒤 쪽 툇마루에서 보는 노을이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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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비님께서 보시는 툇마루 노을 풍광이 제 눈에도 예쁘네요 ^^
어제 세레나 유치원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부모이자 제 친구들인 부부 내외가 몇 주전 네델란드의 한 도시로 휴가를 갔다가 우연하게 들은 박물관에서 한국의 전통 가옥 특별 사진전을 보고 감동의 퐁풍 수다를 쏟아내는 것을 듣다..... 제비님 댁 간청재 생각이 번뜩!!!! ^^ 애가 셋인 이 집 부부 한국 여행 준비 중인데..... 슬그머니 간청재를 소개 했음다 ㅎㅎㅎㅎㅎ 혹 러시안 대가족이 제비님 집 앞을 기웃거리게 되는 날이 언젠가 오게되면 환영해 주세요 ㅎㅎㅎㅎ
벨라님 잘 지내시죠?
아이 셋과 함께 찾아온 러시안 부부...기대만땅인데요 ㅎㅎㅎ
마천석에 삼겹살 구워드릴게요.. 언제든 환영!
늘 일이 많네요. 일 다 끝내시고 새 단장해 깔끔해진 문을 보시며 뿌듯한 마음에 막걸리 한 잔 하셨을 것 같아요.
안 하고 견딜 수도 있지만 해 놓고 나면 뿌듯한 것이 이런 일 같아요 ㅎㅎ
막걸리 말고 맥주 여러 잔 마셨어요 ㅋ
여름 내 맥주와 함께 지냈더니 이제 슬슬 다른 주종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