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서 어디론가 떠난다면 물가를 선택한다.
물론 내공이 더 쌓이면 어쩔런지 모르지만 아직은 물구경도 하고 해산물도 먹고, 특히 식당에서 해산물도 먹고 말이다.
외식을 하려면 외박을 해야 하는 우리들의 사정 상 식당에서 해산물을 먹는 것은 아주 특별한 행사(?)에 들어간다.
딸아이가 와 있는 동안 잠깐 콧바람을 쐬고 오기로 했는데 여수가 낙점되었다.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
사실 밤바다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ㅎㅎㅎ
일단 나의 촛점은 해산물에 맞춰져 있었으므로 아무래도 좋았다.
딸아이는 간장게장이 먹고 싶다며 스웨덴에서 돌아오는 날부터 말했었다.
여수는 돌게장이 유명하고 저렴한데 굳이 꽃게장을 먹겠다 해서 꽃게장집을 골라가기도 했다.
2박3일 일정인데 호텔 좋아!!를 외친 이후 호텔을 예약했다.
지방 도시의 호텔은 가격도 저렴하고 깔끔한 것 같다.
깨끗이 치워주고 욕실에 하얀 새 수건이 걸리는 맛에 2박 3일...
여수 바다가 한 눈에 보이고 그리 시끄럽지도 않고 좋았다.
가는 길에 당근 순천만에 들렀다.
나는 정말 오래 전에 갔었는데 딸아이는 처음이었다.
순천만 습지는 내 기억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때도 이렇게 공원처럼 해 놓고 입장료도 받고 시설이 많았었나?
해질녘 무슨 정자 같이 생긴 곳 밑에 쭈그리고 앉아 갈대 숲 바라보면서 노래도 부르고 그랬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하기야 세월이 그렇게 흘렀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동안 유명해지기도 하고 관리도 열심히 해야 했을테니 말이다.
오래된 갈대를 베어내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비가 내리고 그친 후 꾸물거리는 날씨에 분위기는 끝내줬다.
순천만은 다시 올 수도 있을 듯....
늪지에서 순천 문학관 가는 길. 꼭 초현실주의 그림같다.
순천 출신 작가 김승옥과 정채봉의 전시관이 있다.
여수에 들어와 호텔에서 재정비를 하고 (순천만 구경하느라 오랜만에 걸었더니 다리가 꽤 아팠다.) 검색과 토론 끝에 꽃게장집 하나를 낙점하고 택시를 불렀다.
아...택시 타고 술 먹으러 가니 얼마나 좋은가....ㅎㅎㅎ
꽃게장 정식은 돌게장 정식보다 3배 정도 비쌌다.
이 음식점은 밥과 홍합국, 밑반찬, 돌게장이 무한 리필할 수 있는 바가 있었다.
어쩌다 그 가까운 곳에 앉았는데 정말 사람들 밥을 엄청나게 먹었다. ㅋㅋ
우리도 꽃게장 먹고 돌게장을 더 가져다 먹었다.
나는 홍합국과 고추 장아찌가 맛있어서 그것으로 소주 1병했다.^^
이게 웬일? 강서맥주가 정말 문재인맥주로 팔리는구나...산골 살아서 몰랐네~
다들 평소보다 밥을 한 3배 정도 먹고 배를 두드렸지만 그래도 아쉬워 여수밤바다 근처 수제맥주집에 가서 한 잔했다.
나는 당근 문재인맥주...배는 불러도 술배는 따로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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