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봄맞이 과업, 누마루 창호지 새로 붙이기는 우여곡절 끝에 어정쩡하게 되었지만
마음이 내킬 때까지 마무리를 조금 미루고 누마루와 툇마루 칠하기에 들어갔다.
앞, 뒤 툇마루는 작년, 재작년에 한 번 씩 칠해 주었지만 누마루의 마루는 한 번도 칠하지 않아서 벗겨진 곳이 많았다.
게다가 대충 비슷한 색상으로 구입해서 칠한 툇마루는 색이 조금 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간청재를 작업한 목수 아저씨에게 문의해서 같은 페인트로 구입....역시 배가 넘는 가격의 고품질 수입품이었다...ㅠㅠ
더러워진 부분을 꼼꼼하게 사포질하고 깨끗하게 청소해서 세심하게 페인트를 칠했다.
역시 손길이 닿은 곳은 다르다. 보기만 해도 뿌듯~~
앞, 뒤 툇마루도 다시 칠했더니 색감도 좋고 훨씬 깨끗해졌다.
이 작업은 용가리가 맡아서 했고 나는 계속해서 밭이랑을 만들어나갔다.
이제는 힘이 들어서 하루에 한 이랑 이상 만들지 못하겠네...헥헥...
본격적으로는 3년 째 땅을 파서 밭이랑을 만들지만 어째 해마다 돌이 나오는지 모르게다.
이번에도 왕대박 큰 돌 하나를 둘이서 낑낑대며 지상으로 뽑아냈다. 큰 돌 치우는 것도 문제...아직 가장자리에 널부러져 있다.
마지막 이랑을 만들면서 남아 있던 쪽파를 뽑았다.
작년 쪽파가 이렇게 싱싱하게 살아서 기쁨을 주다니....완전 행복!!
이 토실거리는 쪽파를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리오...
힘들고 팔다리가 노근했지만 파전을 몇 장 부쳐서 한 잔 했다.
파가 달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술술 넘어가는 술잔을 기울이며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노동과 술과 잠. 당분간 이 단순함의 반복이 계속될 것 같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