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에 누워서 뒹굴대며 보기 딱 좋은 영화다.
갑자기 자세를 고쳐 앉거나 집중도를 높이지 않아도 되는, 한여름 설렁설렁 보기 좋은 영화.
이제는 영화를 보려 할 때 가급적이면 힘든 영화는 피하려고 한다.
한때는 보고 나면 며칠 동안 힘들었던 그런 영화에 빠져 하루에 몇 편 씩 때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얼마전 우연히 텔레비전 돌리다가 '퐁네프의 연인들'을 봤었는데 보는 내내 삭신이 쑤시는 것처럼 힘들었다.
예전에 봤을 때는 그 연인들의 사랑이 가슴 얼얼하게 다가왔었는데 이제는 그저 힘들고 춥고 아프고...그렇다. ㅠㅠ
게다가 '뭐 저렇게까지...'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나이 먹은 증거가 아닐까...ㅎㅎ
'로맨틱 레시피'는 제목 그대로 음식이 나오고 달달한 사랑도 나오고 해피앤딩이다.
그래서 좀 뻔하고 그저 그런 느낌이 나기도...
프랑스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콧대 높은 프랑스 아줌마가 경영하는 프랑스 음식점 바로 길 건너
인도요리에 완전 자부심을 가진 인도요리사 가족이 인도 음식점을 차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랑스 아줌마는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는데 하나 더 받으려고 엄청 애쓰고 결국 그 별은 인도 음식점 아들내미가 받게 해 준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다가 좋아지는 그런 이야기.
프랑스 음식점과는 다르게 인도 음식점은 가족경영인데, 아버지를 필두로 돌아가신 엄마의 요리재능을 물려받은 둘째 아들이 간판 쉐프이고 형과 여동생은 보조 요리와 그 외의 식당 업무를 본다. 가족이 모든 식당 업무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가족은 참으로 협동이 잘 되고 서로 아껴주고 불만도 별로 없어 보인다.
아버지가 이끄는대로 잘 따라간다.
나는 이상하게 이런 가족 중심의, 가족애가 돋보이는, 가족 협력체제가 굳건한 영화를 보면 좀 불편할 때가 있는데
이 영화도 살짝 불편하기는 했다.
그래도 영화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어 많이 거슬리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이 영화의 감독이 '라세 할스트롬'이라서 조금 놀랐다.
'길버트 그레이프' '초콜릿' '개같은 내인생'과는 분위기가 좀 달랐다.
라세 할스트롬의 최근 영화를 못 봐서 그런가....
어쨌든 맛있는 음식이 있고 사람들은 행복하고 그러면 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