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청재 정착한 지 5년이 넘어가자 심심치 않게 손 볼 곳이 생긴다.
욕실 등을 시작으로 여기저기 형광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형광등을 사서 교체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깜빡거렸다.
형광등 문제가 아닌 듯싶었다.
게다가 거실 등은 엄청 높이 달려 있어서 형광등 교체하는데 마당 사다리를 가져와서 했는데도 간신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힘들게 힘들게 형광등을 교체하고 나니 한쪽 등은 들어올 때도 있고 안 들어올 때도 있는 것이었다.
형광등 수명이 다 해서 생긴 문제가 아닌 것이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전체를 교체하거나 해야 할텐데 높아서 할 수 있을까?
형광등이야 간단해서 어찌어찌 했는데 다른 일을 하려면 지금 갖고 있는 사다리로는 안 될 것 같았다.
형광등 깜빡거림에 대해 용가리가 알아 보니 안전기 문제 같다고 했다.
옛날에는 형광등에 스타트 전구(?)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안전기라고 했다.
그런데 안전기는 소모품이라 일정 기간 사용하고 나면 바꿔 주는 것이라고...
안전기를 교체하는 것은 공부가 필요했다.
그렇게 알아보다 요즘에는 간편하게 led형광등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만 원 정도? 형광등이랑 그리 차이가 나지도 않는 듯...
간청재를 짓기 시작할 때 집 안 조명을 led와 일반 형광등 중에서 어떤 것으로 할 것인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led로 할 경우 비용이 엄청 비쌌다.
100에서 200 정도? (기억이 가물가물) 더 들기 때문에 그냥 형광등으로 했다.
형광등이야 사서 갈아 끼우면 되는데 뭘...하면서...
그런데 요즘은 led형광등이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설치도 간단한 것 같았다.
쓰던 형광등 본체(?)에 끼워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약간의 조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것은 용가리가 공부해서 할 수 있는 정도니까...
또 내가 하는 것도 아니니까... ㅎㅎ
그래서 형광등을 교체하고도 계속 깜빡거렸던 부엌 등을 led로 교체했다.
부엌을 교체하면서 안방도(안방은 깜빡거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같이 했다.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적당한 led형광등을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성공적으로 교체했다.
부엌은 실내용 2단 스툴로 교체 작업을 하는데 충분했지만 안방은 천정이 높아 다른 대책이 필요했다.
적당한 올라갈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신발장이 눈에 들어왔다.
신발장을 옮겨 놓고 옆에 2단 스툴을 놓고 올라가 보니 높이가 적당했다.
그 정도 높이로 올라가면 무섭다.
잡을 만한 것이 없으면 더 무섭기 때문에 신발장에 올라가 일어설 때에는 내 머리를 짚고 일어섰다. ㅎㅎ
우와~~ led등으로 바꾸니 엄청 밝고 좋았다. 진작에 할 것을....
led 좋은 것을 알겠는데 거실 등은 안방보다 훨씬 높아서 어찌할 것인가....
용가리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러다 마침내 거실 등 하나가 완전히 잠들고 말았다...
더 미룰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해 보자.
마당 사다리를 다시 이용하려고 했지만 높이도 충분하지 않고 번거로울 것 같아 다른 적당한 것을 찾았다.
그러다 이런 조합을 만들었다.
높이를 가늠해 보니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오전부터 시작해서 거실 등 세 개를 모두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
거실 등 세 개에는 led형광등 6개가 들어간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첫 번째 교체한 형광등 두 개는 시간이 엄청 걸렸고 나머지는 그런대로 빨리 끝냈다.
그래도 오후 3시가 넘어 모든 작업이 끝났으니 하루 종일 진이 빠진다.
물론 용가리가 모든 작업을 했지만 옆에서 아무 데도 못 가고 잡아 주고 집어 주고 건네주고 대기하고 있던 내가 더 힘들다.
원래 시다가 티 나지 않게 몇 배는 힘든 법!
오히려 용가리는 아드레날린이 뿜뿜인 듯....
내가 젊었을 때는 이런 높이 쯤은 그냥 확 뛰어 내리고 그랬는데 말이야...이러면서 ㅎㅎ
그래도 용가리의 가슴을 누르고 있던 거실 등을 성공적으로 교체했으니 엄청 감동적이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용가리의 숙원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일단 굴뚝에 달린 연기 빼는 기계(?)가 엊그제 고장 났다.
전기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모터가 고장 난 것 같다고... 인터넷 뒤져 공부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굴뚝 흡출기(온라인 주문하면서 보니 요런 명칭을 쓴다) 도착하면 지붕에 올라가서 교체해야 한다.
간단한 일이 아닌 지붕으로 기어 올라가야 하니 숙원사업임에 틀림없다.
또 날씨도 선선해졌으니 처마 지붕도 달아야 하고... 이것도 숙원사업이다.
그러다 도배나 장판을 가는 일도 생길 테니 숙원사업은 계속될 전망이다....ㅠㅠ
어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하는 일은 숙원사업이라도 70 넘으면 힘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