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산청 대원사에 다녀왔다.
대원사는 산청에 있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시는 사찰이다. 해인사 말사라고 한다.
간청재 착공식인지 상량식인지 확실치 않지만 조촐한 행사를 끝내고 스님과 대원사 계곡길을 돌아오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
밤머리재를 넘어 계곡길을 달리며 어느 펜션 마당에 있는 돌 탁자에 둘러앉아 보드카를 마셨던 기억이..ㅎㅎ
밤을 한 말은 먹어야 넘어갈 수 있는 고개라 밤머리재라 불렀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때 대원사에 가 보지는 않았지만 대원사 근처 산행로로 올라가면 천왕봉까지 빨리 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던 듯...
영원사도 그렇고, 천왕봉 오르는 짧은 코스가 시작되는 지점까지만 가 보고 천왕봉은 끝내 갈 수 없을 것 같다.ㅠㅠ
간청재에서는 항상 지리산을 구경만 하다가 대원사 가는 길을 지나니 지리산에 쬐끔은 들어가 본 느낌?ㅎㅎ
산청으로 가다 보니 산청은 온통 공사중....
예전에 동의보감촌? 이런 것 만든다고 터를 닦고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엄청난 테마공원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어찌나 여기저기 도로며 산비탈이며 공사가 많은지 무언가 또 많이 들어설 것 같다.
대원사도 공사 중이고.... 계곡길에는 나무데크로 길도 만들어졌다.
대원사보다는 그 계곡길이 유명한 것 같다. 백무동이나 뱀사골 계곡길보다 더 깊고 더 울창하다.
보드카 마셨던 장소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근처에 펜션이나 식당이 많이 생겨서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운전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았던 용가리는 세월 속에서 기억이 희미했고
원래 길눈도 어둡고 공감각력 방향감각도 빵점인데 술까지 얼큰하게 취했던지라 내 기억은 그저 순간의 장면만 남아있었다.
그래도 이 근처인 것 같다고 서로 합의한 정도? 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렇게 대원사길을 지나간 것이 10년 정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아.... 정말 지나고 보면 이렇게 시간은 빨리 가는 걸까...
그때 가보지 않았던 대원사에 들어섰다.
공사 때문에 아쉬웠지만 그래도 단청과 대웅전 문살이 참 이뻤다.
돌아오는 길 회를 뜨고 케잌을 샀다.
길을 나선 것은 26년 전 4월 29일 용가리와 내가 결혼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늙어가면서 옛 추억을 되새기며 그렇게 살아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