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나가보고 깜짝 놀랐다.
마당과 텃밭의 움직임은 대충 짐작하고 있는데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아이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것도 아주 화려하게~~~
텃밭에 뿌린 씨앗과 장에서 사다 심은 모종을 살피고,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은 작약과 주렁주렁 달린 매실을 보느라 축대 한편에 있던 붓꽃은 생각지도 못했다.
모종을 심고 강풍이 불어 꺾여버린 오이와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토마토...
그나마 살아남은 오이 모종 두 개도 어찌 될지 모르는 상태라 그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너무도 선명한 보랏빛이 보이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활짝 꽃이 피었다.
용가리는 내가 꽃씨를 뿌린 것이냐고 묻는데 글쎄...
붓꽃을 처음 만난 것은 작년이다.
그런데 내 기억에 꽃씨를 뿌린 기억은 없다.
용가리는 내 총기가 떨어져 여러 꽃씨를 뿌리면서 잊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다..ㅠㅠ
어쨌든 작년에 아무도 모르게 신기함을 뿜뿜 내뿜으며 피어난 붓꽃이 올해도 피었다.
텃밭에 뿌린 상추 등등의 씨앗이 제법 자라 솎아주어야 할 판이다.
청경채와 겨자잎, 상추...
솎아주는 것은 참 어렵다.
이번에는 그냥 대충 마구 뽑아버렸다.
전에는 어떤 것을 뽑을까... 뽑으면서 다른 것들이 같이 뽑힐까 엄청 고민하고 조심했는데,
이번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팍팍 뽑아버렸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청경채 새우볶음이 되었다.
아마도 내일은 어린 상추와 어린 겨자잎이 들어간 무침 종류가 되지 않을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