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손님 말고 하숙생이다.
띵띵이와 분홍이가 들락날락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손님 동글이가 나타났다.
더 이상 손님은 받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동글이는 간청재에서 거의 떠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소심하고 예민하지만 자꾸 우리에게 다가온다.
띵띵이는 정말 쿨하고 시크한데 동글이는 그렇지 않다.
경계심은 있지만 우리가 쳐다봐도 밥을 먹고 간식은 받아먹기까지 했다!
다른 곳에 누워 자다가도 용가리나 내가 문 열고 나가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가온다.
그리고는 옆에 와서 앉는다. 이상하다....
띵띵이와의 관계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처음 동글이가 나타났을 때는 띵띵이가 툇마루 자기 자리를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졸다 갔는데,
그 후에는 띵띵이가 나타나면 동글이가 도망간다.
한 번은 용가리와 내가 집 뒤에서 축대 위 풀을 베고 있었는데 카랑 거리는 비명소리(?) 같은 것이 들리더니 동글이가 마구 뛰어서 올라오는 것이다.(고양이 뛰는 거 처음 봤다. 간청재 들락거리는 고양이들은 항상 느릿느릿 슬렁슬렁 다닌다)
산속으로 도망가나 싶었는데 우리가 일하는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아 있는 것이다.
집 쪽을 흘깃 보니 띵띵이가 툇마루에 자리 잡고 앉았다.
띵띵이가 오면 동글이는 도망갔다가 집 귀퉁이에 머리만 쏙 내밀고 동정을 살피기도 한다.(그 모습은 엄청 귀여웠다 ㅋ)
어쨌든 며칠 지켜본 결과 동글이는 거의 간청재를 떠나지 않는 것 같다.
아침이나 밤이나 항상 보인다.
밥 주면 밥 먹고 늘어지게 자고, 또 밥 먹고 자고.... 멍 때리고...
우박이 떨어지는 날도 툇마루에 떨어진 우박 보려고 문을 여니 동글이가 나타났다.
그때는 좀 마음이 아팠지만 자기가 알아서 안전한 곳에서 잘 지내겠지.. 더 이상 마음 쓰면 안 됨!!
동글이는 띵띵이보다 잘 먹는다.
어찌나 빨리 먹고 깨끗하게 먹는지....
띵띵이는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그렇게 보인다) 그리 많이 먹지도 않고 좀 남기고 흘리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분홍이는 안 본 지 꽤 되었네... 분홍이 와 띵띵이는 간식도 같이 먹고 서로 도망가지도 않았는데...
분홍이와 동글이가 만난 적이 없어 어찌 될지 모르겠다.
하숙생 동글이의 버티기가 언제까지 계속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