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고 있었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참담하다.ㅠㅠ
올해는 텃밭을 좀 쉬는 의미로 감자와 땅콩을 주로 심었는데 감자가 시작부터 안 좋았다.
나름 밭 갈고 퇴비도 작년보다 넉넉하게 준다고 했지만 감자 싹도 늦게 올라오고 잘 자라지도 않았다.
내가 작년에 비해 대충 하거나 불성실하게 감자를 대한 적은 없다.
중간에 북을 주려고 밭이랑도 넓게 잡고 심었는데 북을 줄 필요도 없었다.
감자 순이 올라와서 손가락만 하게 자라더니 더 크지도 않고 나중에는 잎과 줄기가 말라버렸다.
그나마 잎과 줄기가 좀 풍성한 것은 한 서너 개 정도?
밭이랑 중간중간에는 그냥 잎이 말라 없어져버린 자리가 생겨났다.
이 상태로는 감자알 키워보겠다고 더 두어 봤자 소용없을 것 같았다.
눈앞에 보고 있자니 자꾸 거슬리기만 해서 그냥 캐버렸다.
지금이 감자 수확기가 맞기는 하지만 우리 집은 좀 늦어서 항상 조금 늦게 캤었다.
여태껏 감자가 굵게 달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올망졸망 감자들이 있었다.
다음 해에는 좀 굵은 감자를 보겠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퇴비를 주고 밭을 갈았지만 택도 없었나 보다.
아랫집 할머니가 지나가시면서 감자밭 퇴비는 한 이랑에 반 포대는 줘야 한다고 우리 밭에는 퇴비가 부족한 것 같다 하셨다.
퇴비가 부족해서 감자알이 자잘한 것은 그렇다 치고 이번처럼 감자가 자라지도 않고 다 말라버린 적은 처음이다.
그리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유도 잘 모르겠다. 그냥 감자 마음인가? ㅠㅠ
잎이 거의 없어져버린 자리도 캐 보니 감자가 달려 있기는 했다. 엄지손톱만 한 것들....
그래도 감자 캐면서 한 가지 얻은 수확은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를 확인했다는 것..ㅎㅎ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감자꽃 / 권태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