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하면서 착각하기 쉬운 점이 바로 채소 정도는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채소라는 것이 대부분 봄에 심어 여름을 지나면서 먹게 되는데 수확철에 한꺼번에 생겼다가 그 후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다.
시차를 두고 수확하기도 힘들고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저장도 힘들다.
간청재에서 한 번도 마트에서 사 먹지 않은 채소가 있다면 바로 대파!!
파는 겨울을 나고 다음 해 봄에 다시 살아나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겨울이 오기 전에 대파를 다 수확해야 하는 줄 알고 모두 뽑았더니 넘쳐나는 대파 때문에 냉동실을 대파가 몽땅 차지했었다.
그러다 귀찮아서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봄에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물론 꼬라지는 좀 안 좋지만 먹는 데는 문제가 없다.
처음에 텃밭을 할 때는 한 잎이라도 아까워서 모든 것을 다 끌어안고 힘들어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먹을 만큼 수확하게 된다.
그리고 대파는 특별히 병이나 벌레가 심하지 않아서 흙을 몇 번 덮어 주면 대충 잘 자란다.
고라니도 먹지 않는다. ㅋㅋ
한겨울을 대비해서 지금 한창인 대파를 뽑아 사용하기 좋게 썰어서 냉동 보관하면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다.
작년에 썰어서 보관했던 대파를 얼마 전까지 다 먹고 싱싱한 새로운 대파와 바통 터치했다.
그리하여 텃밭으로 자급자족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대파뿐이다. 지금으로서는 말이다....
마늘이나 양파는 심어보지 않았는데 마늘도 심는다면 자급자족이 가능할 것 같다.
이번에는 대파가 아주 통통하게(?) 잘 자랐다.
흙을 두 번 덮어 주었는데 뭔가 잘못되었는지 파뿌리 부분이 다 휘어져버렸다.
처음에는 모르고 그냥 뽑다가 파가 부러졌다. 할 수 없이 파 뽑는데 삽을 동원해야만 했다.
파가 좀 휘어지기는 했어도 가래떡처럼 탐스럽다. ㅎㅎㅎ
능소화가 이제야 피기 시작했다.
마을의 다른 집들은 능소화가 지기 시작하는데 우리는 이제서야 피었다.
참 알 수가 없다...ㅠ
** 세 번째 말벌집이 아주 훌륭하게(?) 생겼다.
고민하다가 그냥 같이 살기로 했다.
119가 출동해서 제거해도 또 만들 것 같다.
집을 짓고 나니 오히려 덜 사나운 것 같아서 겨울까지 함께 하기로....ㅠㅠ
겨울이 되면 빈집을 떼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