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전을 봤다.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림은 예쁘고 색감이 좋았다. 팝아트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유명한 작품이 '참나무'인데 선반에 물 잔을 놓아둔 것이다.
그 작품 밑에 그의 인터뷰를 게재해 놓았다. 문답식이었다.
읽어 보니 그냥 '내가 물 잔을 참나무라고 우기면 참나무다'인 것 같았다.
그것도 아무나 그러면 안 되고 자기가 그러면 된다는...
난 별로 신선하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왜 그의 대표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 이전에 '마르셀 뒤샹'의 변기(작품'샘')도 있었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한 '르네 마그리트'도 있었다.
전시회 설명을 보면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있었는데 글쎄...
70대 나이를 보면 처음 그림을 시작한 시점보다 자신이 진보했다는 것인지.. 뭐 그리 진보적인 느낌은 없었다.
큐레이터가 기획한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설이나 전시 진행을 보면 무언가 대단한 의미를 주려고 한 것 같아 보여 좀 그랬다.
그냥 '일상에서의 오브제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다 보니 의미 있는 예쁜 그림들이 나왔다. ' 뭐 이 정도면 어떨까...
내가 너무 무식한가?^^;;
작업 방식이 궁금했다.
금속판에 아크릴을 썼다고 했는데 붓으로 그린 것 같지는 않았다.
마감이 엄청 깔끔한데 붓으로 그렸을까?? 겹겹이 그려 도려낸 것 같기도 하고...
예전 화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색을 머릿속에서 만들어 실제로 나타내려고 작업했는데 지금은 컴퓨터의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다.
이러저러한 색들을 대입시켜 미리 봤겠지....? 한 번에 생각해서 저런 색감을 만들었을까?
어쨌든 작업 방식이 궁금했다.
전시회도 다녀오고 맛있는 케잌도 먹고 까페에서 수다도 떨었는데 제일 웃긴 것은 한강 공원 라면이다.
딸아이가 집 근처 한강 공원에 가서 라면을 먹고 싶다는 것이다.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다고... 용가리도 해 보고 싶다는 거다.
50년 넘게 서울에 살았고, 한강 근처에서 오래 살았고, 한강 공원도 그렇게 많이 갔었는데 새삼스레???
그리하여 정말 정말 오랜만에 한강 공원에 갔다.
주말이었고 날씨는 흐리고 스산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엄청 많았고 돗자리에 텐트에 그늘막에... 먹을 것 바리바리 싸 들고 소풍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날도 흐리고 스산하고 바람도 엄청 부는데 그래도 낭만이라고 옹기종기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짠한 마음이..ㅠㅠ
그런데 우리도 그랬었다. ㅎㅎㅎㅎ
한강 라면은 정말 놀라웠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면 그에 맞는 종이 용기를 준다.
그 용기에는 바코드가 있는데 라면 끓이는 기계(?)에 바코드를 읽히고 불판 위에 내려놓으면 그 라면에 맞는 양의 물이 나오고 라면 내용물을 넣고 기다리면 세팅된 시간에 맞춰 라면이 완성된다.
비빔면이나 짜장라면 같은 국물 없는 라면도 된다. 용기가 따로 있어 그 바코드를 읽히면 그렇게 세팅된다.
게다가 달걀이나 소시지 기타 등등을 더 넣어 먹을 수도 있다.
그렇게 완성된 라면은 말 그대로 라면의 참맛이란다.(나는 먹지 않았다)
용가리와 둘이서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꼬들하고 짭짤한 라면의 정석이란다.
어쨌거나 엄청 신기했고 안 해봤으면 평생 못해 볼 뻔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