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연관스님께 다녀왔다.
멀리 떠나가신지 100일, 수경스님과 연관스님의 제자들과 가까운 몇 분이 조촐하게 모였다.
한 달 전쯤 수경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조금 망설였다.
두 개의 마음이었다.
스님의 죽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어 가고 싶지 않은 마음과
스님과 연결된 인연들을 옆에서 바라보며 그 흔적을 느끼고 싶은 마음.
일상에서는 그저 아직도 봉암사 동암에 계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다 불쑥 나타나는 부재에 대한 확인들이 아직도 무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우리가 간청재로 이사온지 한 달이 조금 지나 봉암사로 가셨다.
봉암사 다니러 오가면서 투덜거렸다.
봉암사 가는 길에 해인사 표지판이 보이면 '해인사 정도만 해도 좋은데 참 멀리도 가셨네...'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진짜 멀리 가셨다.
스님의 소나무.
스님의 섬진강.
스님의 바람.
스님의 햇빛.
요즘 하늘빛이 너무도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