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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누더기?

by jebi1009 2022. 12. 27.

이것저것 만들고 남은 천 조각들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천을 재단할 때는 되도록 낭비 없이 하려고 머리를 엄청나게 굴리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자잘한 조각들도 혹시 쓸 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모아 두었더니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어정쩡한 크기의 천들도 있어 그냥 버리기에는 아까웠다.

그럼 가리개를 만들어 볼까?

이렇게 마음먹은 것이 화근이었다.

처음 생각에는 천 조각을 크게 하면 별로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조각 천을 없애려고 했지만 오히려 천을 잘라 조각을 만드는 지경이 되었다.

아무렇게나 대충 붙여 만드려고 했지만 만들다 보니 색깔이나 크기가  그렇게 되지가 않았다.

손바느질로 조각을 이어야 하기 때문에 바느질을 줄이기 위해 되도록이면 조각을 크게 했다.

결국 작은 천들은 그냥 버린 것이 더 많다.ㅠㅠ

천들도 두께나 질감이 제각각이다. 린넨과 광목이지만 그 두께와 혼성률이 달라서 바느질이 힘들었다.

용가리는 전부터 조각보는 누더기 같아서 싫다고 했었다.

내가 천 조각들을 꺼내서 방 안에 늘어놓고 이리저리 대 보고 있으니 

'그거 만들어 걸어 놓으면 진짜 누더기 같겠다' 이러는 거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했다. ㅠㅠ

그래도 꿋꿋하게 오랜 시간 조금씩 조각을 붙여 나갔다.

드디어 완성!!

용가리에게 보여 주면서

'어때?

몬드리안이나 칸딘스키 삘이 나지 않아?'

했더니 생각보다는 괜찮다고 했다.

누더기? 몬드리안? 내 맘대로 생각하기로 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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