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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Clouds of Sils Maria

by jebi1009 2023. 1. 26.

눈발까지 날리는 어두컴컴한 추운 날에는 영화 몇 편 때려주는 것이 예의 아닌가!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Clouds of Sils Maria

50대 줄리엣 비노쉬를 만났다.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많이도 봤었다. 블루, 퐁네프의 연인들, 데미지, 초콜릿, 잉글리쉬 페이션트.....

50대의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나이들어 보였지만 그녀는 그녀였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나이를 먹었다. 여전히 여배우였다.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Clouds of Sils Maria, 2014)는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마리아 엔더스(줄리엣 비노쉬)는 20년 전 자신이 출연했던 연극, ‘말로야 스네이크’의 리메이크 작에 출연한다.

‘말로야 스네이크’는 능력 있는 40대 ‘헬레나’가 젊고 매력적인 부하 직원  ‘시그리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버림받는 내용의 연극이다.

마리아가 20년 전 맡았던 역은 ‘시그리드’, 다시 제안받은 역은 ‘헬레나’다.

고민 끝에 마리아는 ‘헬레나’ 역을 수락하고 매니저인 발렌틴과 함께 작품 준비에 돌입한다. 

영화 속 '마리아'는 줄리엣 비노쉬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제작 노트에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말한다.

우리와 과거, 우리 자신의 과거, 우리를 형성하는 것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루는 이 영화는,
저와 줄리엣 비노쉬가 공유하고 있는 긴 역사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줄리엣 비노쉬와는 1985년, 앙드레 테시네 감독과 <랑데부>라는 영화의 각본을 쓰던 당시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그녀는 스무 살의 어린 나이에 주연을 맡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어린 여배우가 배역을 완수해 가는 과정을 곁에서 세세하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평행선을 달리던 우리의 삶은 2008년 <여름의 조각들>을 촬영하며 마침내 접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처음 운을 띄운 것은 줄리엣이었는데, 그녀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영화 인생에서 놓친 기회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을 통해 우리 모두 본질로 회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말에 영감을 얻은 저는 노트에 적기 시작했고, 등장인물들에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마침내 오랫동안 꿈꿔오던 이야기를 완성해 냈습니다.
줄리엣과 제 모든 것이 시작했던 과거, 현재에 대한 의문으로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오늘, 그리고 특히 미래.
글을 쓴다는 것은 이들을 이어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근원과 성장 사이의 어떤 시점을 포착해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흐름의 아찔하게 높은 정점을 옮겨놓은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리아 엔더스’는 줄리엣 비노쉬도 아니고 저도 아닙니다.
마리아는 단지 과거를 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형성하고 전진하게 해주는,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해 과거를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우리들 자신과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꼭 여배우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그저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갖게 해 줄 것 같은 영화다.

'단지 과거를 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형성하고 전진하게 해주는,

우리의 정체성을 발견하기 위해 과거를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우리들 자신과 같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 후반부, 헬렌 역을 맡은 '마리아'가 시그리드 역을 맡은 젊은 '조엔'에게

헬렌 입장을 좀 더 배려하라는 간섭(?)을 하자 조엔은 이렇게 말한다.

아뇨, 중요한 것은
그 후에 일어날 일이라고요.

 

 

영화 속에서  마리아가 출연하는 것은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다.

내가 생각하던 작은 연극 무대와는 많이 달랐다.

연극을 본 것도 꽤 오래전이라 요즘 연극 무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말로야 스네이크'라 불리는 신비한 구름도 인상적이었다.

 

 

베티블루 Betty Blue '37.2

 

 

줄리엣 비노쉬를 보고 나니 퐁네프의 연인들이 생각났고 이어서 베티블루가 떠올랐다.

베티블루는 대학 때 봤던 영화인데 이번에 본 오리지널은 185분, 기억에 없던 장면이 무지 많다. 물론 야한 장면....

옛날 개봉했던 영화는 100분? 120분? 에 블러 처리도 엄청 많았었다. 

그래서 파격적인 영화였지만 엄청 야한 장면이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오리지널을 보면 정사 장면과 전라로 돌아다니는 장면이 많아서(롱테이크 정사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첫 개봉에는 없던 장면) 영화를 보다 보면 처음에만 앗! 그러다가 그냥 그런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예전에 베티블루를 봤을 때는 사발에 커피와 우유를 마시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사발에 커피와 맥주를 마셨다. ㅎㅎ

난 베티블루를 생각하면 야한 장면보다는 사발에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떠오른다.

프랑스 사랑 영화는 삐뚤게 걸려 있는 액자를 계속 보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는데 그런 불편함이 또 시원한 쾌감 같은 것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힘들다. 베티블루도 그렇다.

 

내 기억 속 베티블루 영화는 사발 커피와 방갈로, 그리고 이 장면이 머리에 남았었다.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저녁 먹고 용가리와 함께 본 영화.

위 두 개의 영화는 용가리와 함께 볼 수 없는 영화.ㅎㅎ

 

이 영화는 매사추세츠주 가톨릭 교회에서 10여 년간 벌어진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쳐 퓰리처상을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의 이야기를 영화한 것이다.

영화는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저 그렇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니 쫌 부럽기는 하다.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교회에서 수 십 년에 걸쳐 벌어진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한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의 실화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2002년, 그들은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가톨릭 교회의 행태를 만천하에 밝히며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2001년 여름, 보스턴 글로브에 신임 편집장으로 임명된 마티 배런은 부임 즉시 ‘스포트라이트’ 팀에게 30년에 걸쳐 수 십 명의 아동을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된 지역교구 신부에 대해 심층 취재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유난히 신도들이 많은 보스턴에서 가톨릭 교회를 수사할 경우 큰 반발과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음을 알았지만 편집장의 지시에 따라 편집자 월터 로비 로빈슨과 리포터 사샤 파이퍼, 마이클 레젠데스, 연구조사원 매트 캐롤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약 600개의 스캔들 기사를 통해 보스턴 지역에서만 약 90명의 사제들이 아동을 성추행 해왔던 사실을 폭로했다.
‘스포트라이트’ 팀은 집요한 취재를 바탕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미국 최고의 언론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 다음영화 제작노트에서-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라는데 우리나라 3대 일간지는 뭐지???

설마 조중동? 하지만 그것들은 신문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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