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나오는 첫 장면에서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청와대와 그 후 텅 빈 청와대..
비어 있는 청와대를 보니 외세의 침탈로 나라가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왕조가 끝나버린 느낌이랄까...
나라는 없어지고 괴뢰왕이 용산에 버티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로마제국의 헤롯왕처럼 말이다.
영화 보면서 이 짜증 나고 거지 같은 현실에서 조금은 힐링하고 싶었는데 어째 기분이 더 거지 같아졌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하면서, 518 행사에서, 발달 장애인 가족들을 대하면서 보여주는 문재인 대통령의 울컥..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보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키우던 마루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그 손길에서 묻어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이 전해져 눈물이 났다.
저런 사람인 것을....
저렇게 매 순간 진심인 사람인 것을...
얼마나 외로웠을까...
사람들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
노동, 환경, 시민, 여성... 소위 진보 진영이라는 사람들은 서로들 앞다투어 요구한다.
내 것부터 만들어라, 내 것부터 해결해라,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대통령인데 이것도 못하냐...
그리고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제일 먼저 돌아서서 욕을 한다. 더 심하게 욕을 한다.
나는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지금은 왜 조용하지? 문재인 정부 시절보다 살기가 더 좋아지고 자신들이 바라던 세상이 와서 다들 만족하신가?
그렇게 비토하고 요구하고 소리 질러대더니 지금은 그 기세들이 다 어디 갔을까?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다.
조금은 나아졌으리라 생각했지만 더 지독해졌다.
진짜 기득권이 흔들릴까 봐 숨어 있던 바퀴벌레들이 다 튀어나왔다.
그리고 본색을 드러냈다.
그런데 웃긴 것은 기득권 옆에 붙어 얻어먹던 것들도 지들도 기득권인 줄 알고 같이 나댄다는 것이다.
그중 가장 가관인 집단이 언론 집단이다. 물론 언론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정권은 넘어갔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 찾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을 더 외롭게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양산의 소박한 모습들을 보면서 잠시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답답하기가 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매일 일어나는 이 거지 같은 일들이 익숙해지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돼? 하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그 강도가 더 세지고 더 뻔뻔해지니 말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 아니다.
정신 차리고 익숙해지면 안 된다.
다시 반전반핵 양키 고홈을 외치던 시대가 온 것만 같다.
할 말은 많지만 술이나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