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책방 가을 음악회에 다녀왔다.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에서 탁현민의 메시지를 보게 되었다.
'전 직장상사님과 등산은 못 가드리지만.... 이거라도'
평산책방 책친구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다 했다.
신청자 중에서 추첨을 통해 240명 참석자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추첨이니 운에 맡기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참석자로 선정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야호~~~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평산마을회관 마당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마음이 들떴다.
월말에서 듣던 콰르텟, 하모니카, 피아노.. 그리고 강산에까지.
날이 추워져서 따뜻하게 입고 오라는 추가 메시지도 받았다.
용가리와 나는 파카를 챙겨들고 평산마을로 갔다.
주말이라 작은 마을이 북적거렸다.
평산책방에 오는 사람들과 음악회 참석자들까지..
우리는 조금 일찍 가서 근처 까페에 주차하고 음악회 시작할 때까지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
음악회에 입장할 때 챙겨 주시는 여러 물품들 때문에 마음이 따뜻했다.
참석자로 선정된 사람들은 대부분 먼 거리를 달려온 사람들이지만 마을 주민분들을 위한 자리를 앞 줄에 배치한 것을 보고 세심한 마음을 또 느꼈다.
무대는 훌륭했다.
하늘과 구름,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빛이 정말 멋진 무대 배경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늘과 구름빛이 변해가고 철새가 무리 지어 날아가고 예쁜 초승달도 떴다.
일부러 연출하려고 해도 이렇게 멋진 무대 배경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멀리서 이 작은 마을까지 와서 연주하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참 아름다웠다.
우리에게 익숙한 곡 선정도 좋았다.
처음 콰르텟의 연주곡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시네마 천국' 테마를 편집한 것이었는데 처음 바이올린 선율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무대의 분위기와 콰르텟의 음악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하모니카 연주는 한숨이 나왔다. 가슴이 뻐근했다.
주책맞게 눈물을 찔끔거리며 생각했다.
내가 그동안 많이 찌들어(?) 살았나 보다...
지리산 밑에 살면서 찌든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할지 모르지만 나 스스로에게 찌들었던 것 같다.
나를 위해 연주해 주는 음악가들과 그 선율이 나를 위로하고 가슴 뭉클하게 했다.
이제는 거리나 시간 생각하지 말고 연주회 다녀야겠다. 이런 감동을 위해 시간도 돈도 에너지도 투자해야겠다.
밤 10시가 넘어 간청재 마당에 들어서자 하늘에는 미친 듯이 별이 박혀 있었다.
쏟아질 듯 하늘에 꽉 찬 별을 정말 오랜만에 한참 동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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