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가 보기로 했다.
아무 생각 없다가 갑자기 금요일 낮에 차표를 예매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일단 마천까지 가서 어찌해 보기로 했다.
앞으로는 차 한 대를 지리산 집에 가져다 놓을 생각이다.
서울에서는 버스로 가지만 그 곳에서는 사실 차가 없으면 움직이기 불편하다.
차를 어디다 놓아야 할지 궁리중이다....
수월암 연관스님은 지리산을 걷고 계시니 일요일 늦게나 돌아오신다고 했다.
민박집을 잡거나 아님 그냥 바로 버스 타고 밤에 올라오거나..일단 고!!
단풍철 시즌. 친한 직장동료가 전주에 있는 친정에 아이들을 맡기고 다닌 적이 있는데 주말마다 오가며
이를 갈던 시즌이다. 설날, 추석보다 징한 것이 단풍철이란다...새벽이나 오밤중에도 정체...
일찍 출발하는 것은 매진되었고 8시 40분차를 끊었다.
동서울터미널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프랜차이즈 도넛과 커피, 햄버거가 즐비한 다른 터미널과 달리 매점과 승차장 옆 작은 국수가게가 보인다. 망에 든 삶은 계란도 보이고...저 계란과 사이다를 사야만 할 것 같은 ㅎㅎ
버스가 출발하고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정체가 시작된다.
버스전용차선을 쌩쌩 달리자 역시 탁월한 선택이라며 기분 좋아하다가....얼마 못 가서 같은 처지로 전락..
우리만 달린다며 좋아했다가...
12시가 다 되어서 죽암 휴게소에 도착했다.
ㅎㅎ 8시 30분 출발한 버스가 옆에 서 있다.
휴게소에서 떠날 때는 우리가 탄 40분 버스가 먼저 출발했다.
원래 지리산 고속은 8시 시간대는 8시 20분 출발 한 대밖에 없다. 10분 간격으로 증설한 것이다.
2시가 다 되어서 마천면 도착.
어쩔까...일단 마천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한그릇씩 때리고(왠지 그냥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좋은데이 한 병 시켜 먹고) 하늘길 쉼터 민박집에 전화했다.
정견스님 청매암에서 잘까도 생각했지만 어쩐지 임의롭지 않아서리...
하늘길에 방도 있고 픽업하러 나와준다고 했다.
내일 올라갈 차표를 예매하러 터미널(?)이라 칭하는 곳에 갔다.
간단한 약도 팔고 과자도 팔고 음료도 팔고 차표도 팔고...평상에 앉아 수다도 떨고 안부도 묻고..
비전문가의 솜씨로 아주 느긋하게 끊어주시는 차표.
그 곳은 약국(?)이면서 과자도 팔고 음료수도 팔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차표도 끊어주신다.
오전표밖에 없다. 11시 40분 차를 끊었다.
어차피 연관스님 안 계시면 끈떨어진 연이요, 큰형님 안 계신 똘마니 신세이니
길 막히기 전에 일찍 올라가지 뭐..
손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볼펜 꼭지가 떨어졌다며 이리저리 찾다가 차표묶음을 꺼내 적어 준신다.
그러는 동안 동네 할머니가 무릎에 붙이는 파스도 사러 오시고 다른 할머니는 소화제를 사러 오시고
아주머니 한 분이 박카스를 사러 오신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대화를 들으면서 불안하다...
저렇게 해서 자리도 안 겹치고 차표가 잘 예매 되는 것일까?
우려했던 대로(할머니 할아버지의 실수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시골 읍 면을 도는 버스는
결국 함양에서 자리가 겹쳐 불쌍한 군인 총각은 통로에 앉아 서울까지 가는 불상사를 겪었다 ㅎㅎㅎ
지리산에 내려갈 때는 별 일 없으면 수월암에서 자기 때문에 하늘길 쉼터는 오랜만이었다.
둘레길 중간 코스에 있어 숙박 손님이 많이 없다고 하소연하더니 이번 여름부터 쉼터를 하면서 수입이 좀 나아진 듯하다. 그 덕에 부침개 부치고 점심 식사까지 준비하느라 젊은 안주인은 여전히 얼굴이 밝지 못하고 목소리는 짜증이 섞여있다. 안타까워라......
점심 손님이 와서 20분 쯤 늦게 픽업하러 온다는 바깥주인의 연락을 받고 좋은데이 반 병에 기분 좋아진 얼굴로 아이스케키 하나씩 물고 마천을 어슬렁거렸다.
처음 하늘길 쉼터에 갔을 때는 방 두 개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두 채를 더 지어 방이 여섯 개로 늘어났다.
우리는 동그랗게 생긴 흙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저 뒤쪽 동그란 방에서 하룻밤....
민박집에서 우리집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마을 모습
하늘길 쉼터에서 우리집 관청재까지 걸어서 갔다. 매번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걸어서 동네를 가로지르니 나름 기분 삼삼하다. 아이고...오르막 길에서는 땀나게 힘드네...관청재가 해발 450미터쯤 되니 우리 같은 안티 걷기 동호인들에게는 작은 등산이다.ㅎㅎ
전에 용가리와 농담따먹기 했었다.
어디 가려고 해도 모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웃도어 패션으로 중무장 하는데
우리만 그지새끼들 같이 너풀거리는 면바지에 티셔츠 차림.
우리는 안티고어텍스, 안티우리땅걷기, 안티유기농이야..ㅋㅋ
너 들어는 봤니? 안티고어텍스라고..신소재야..
땀은 들어차고 바람은 슝슝 들어오지, 입으면 바로 감기에 걸리는 신소재 안티고어텍스!
너 들어는 봤니? 안티 우리땅 걷기...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주저 앉아 버리지...
틈만 나면 술 먹고 드러누워 버리지..들어는 봤나...안티 우리땅 걷기!
너 들어는 봤니? 안티 유기농..
농약과 화학비료를 주지 않은 농산물은 먹지 않지...그래야 토실토실 참맛이 나거든..우리 몸을 각종 병충해로부터 지켜주고 왠만한 약물에도 끄떡 없는 면역력을 키워주지..안티 유기농!
이러면서 낄낄댔었다 ㅋㅋ 아...삐뚤어지고 싶은 이 마음 ㅋㅋ
다시 지리산이야기...
헥헥대며 오르막을 오르자 재실이 보이고 드디어 관청재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저 늠름한 모습!
빈트는 용가리가 맘에 들었는지 점프해서 얼굴에 뽀뽀를 하려고 한다 ㅎㅎ
청담동에서 브런치 먹던 둥이네 엄마는 겉옷은 벗어 모과를 하나가득 담아 싸고
추리닝 바지 주머니는 불룩불룩 밤이 가득하다.
여기 사시면 정말 좋으시겠어요...저 뒤쪽에 모과 나무랑 밤 나무가 지천이예요..
산 밤 줍는 재미에 애들이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웠어요..
하면서 밤도 보여주고 모과도 보여주고..겉옷에 둘둘 싼 모과를 하나 내민다..
옆에서 둥이 아빠는 '향이 좋은 것으로 드려...'
둥이네가 건네준 모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둥이네는 거의 둥이 아빠가 집을 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그래도 서로의 공통점은 추가비용이다.
'오죽했으면 제가 그러기에 두달만 더 서울에서 돈 벌고 왔으면 좋았지 않았냐고 했겠어요..'
둥이엄마의 말이다. ㅎㅎ
둥이네는 먼저 내려가고 우리는 좀 더 남아서 그 시간 그 분위기를 더 즐겼다.
민박집으로 걸어가며 마을에 지천으로 핀 감꽃...
마을은 감나무에 붉은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는데 그것은 열매가 아니라 꽃처럼 아름다웠다. 붉었다.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보는 감빛과 해가 넘어가는 어스름한 기운에서 보는 감빛은 또 달랐다.
카메라 상태나 사진 기술을 떠나 역시 카메라는 후지다...사람 눈을 따라갈 수 없다..ㅠㅠ
아무 생각 없다가 갑자기 금요일 낮에 차표를 예매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일단 마천까지 가서 어찌해 보기로 했다.
앞으로는 차 한 대를 지리산 집에 가져다 놓을 생각이다.
서울에서는 버스로 가지만 그 곳에서는 사실 차가 없으면 움직이기 불편하다.
차를 어디다 놓아야 할지 궁리중이다....
수월암 연관스님은 지리산을 걷고 계시니 일요일 늦게나 돌아오신다고 했다.
민박집을 잡거나 아님 그냥 바로 버스 타고 밤에 올라오거나..일단 고!!
단풍철 시즌. 친한 직장동료가 전주에 있는 친정에 아이들을 맡기고 다닌 적이 있는데 주말마다 오가며
이를 갈던 시즌이다. 설날, 추석보다 징한 것이 단풍철이란다...새벽이나 오밤중에도 정체...
일찍 출발하는 것은 매진되었고 8시 40분차를 끊었다.
동서울터미널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프랜차이즈 도넛과 커피, 햄버거가 즐비한 다른 터미널과 달리 매점과 승차장 옆 작은 국수가게가 보인다. 망에 든 삶은 계란도 보이고...저 계란과 사이다를 사야만 할 것 같은 ㅎㅎ
버스가 출발하고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정체가 시작된다.
버스전용차선을 쌩쌩 달리자 역시 탁월한 선택이라며 기분 좋아하다가....얼마 못 가서 같은 처지로 전락..
우리만 달린다며 좋아했다가...
얼마 못 가서 같은 처지 ㅠㅠ
12시가 다 되어서 죽암 휴게소에 도착했다.
ㅎㅎ 8시 30분 출발한 버스가 옆에 서 있다.
휴게소에서 떠날 때는 우리가 탄 40분 버스가 먼저 출발했다.
원래 지리산 고속은 8시 시간대는 8시 20분 출발 한 대밖에 없다. 10분 간격으로 증설한 것이다.
2시가 다 되어서 마천면 도착.
어쩔까...일단 마천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한그릇씩 때리고(왠지 그냥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좋은데이 한 병 시켜 먹고) 하늘길 쉼터 민박집에 전화했다.
정견스님 청매암에서 잘까도 생각했지만 어쩐지 임의롭지 않아서리...
하늘길에 방도 있고 픽업하러 나와준다고 했다.
내일 올라갈 차표를 예매하러 터미널(?)이라 칭하는 곳에 갔다.
간단한 약도 팔고 과자도 팔고 음료도 팔고 차표도 팔고...평상에 앉아 수다도 떨고 안부도 묻고..
비전문가의 솜씨로 아주 느긋하게 끊어주시는 차표.
그 곳은 약국(?)이면서 과자도 팔고 음료수도 팔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차표도 끊어주신다.
오전표밖에 없다. 11시 40분 차를 끊었다.
어차피 연관스님 안 계시면 끈떨어진 연이요, 큰형님 안 계신 똘마니 신세이니
길 막히기 전에 일찍 올라가지 뭐..
손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볼펜 꼭지가 떨어졌다며 이리저리 찾다가 차표묶음을 꺼내 적어 준신다.
그러는 동안 동네 할머니가 무릎에 붙이는 파스도 사러 오시고 다른 할머니는 소화제를 사러 오시고
아주머니 한 분이 박카스를 사러 오신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대화를 들으면서 불안하다...
저렇게 해서 자리도 안 겹치고 차표가 잘 예매 되는 것일까?
우려했던 대로(할머니 할아버지의 실수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시골 읍 면을 도는 버스는
결국 함양에서 자리가 겹쳐 불쌍한 군인 총각은 통로에 앉아 서울까지 가는 불상사를 겪었다 ㅎㅎㅎ
지리산에 내려갈 때는 별 일 없으면 수월암에서 자기 때문에 하늘길 쉼터는 오랜만이었다.
둘레길 중간 코스에 있어 숙박 손님이 많이 없다고 하소연하더니 이번 여름부터 쉼터를 하면서 수입이 좀 나아진 듯하다. 그 덕에 부침개 부치고 점심 식사까지 준비하느라 젊은 안주인은 여전히 얼굴이 밝지 못하고 목소리는 짜증이 섞여있다. 안타까워라......
점심 손님이 와서 20분 쯤 늦게 픽업하러 온다는 바깥주인의 연락을 받고 좋은데이 반 병에 기분 좋아진 얼굴로 아이스케키 하나씩 물고 마천을 어슬렁거렸다.
처음 하늘길 쉼터에 갔을 때는 방 두 개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두 채를 더 지어 방이 여섯 개로 늘어났다.
우리는 동그랗게 생긴 흙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저 뒤쪽 동그란 방에서 하룻밤....
둘레길 걷는 사람들이 그림같다.
민박집에서 우리집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마을 모습
하늘길 쉼터에서 우리집 관청재까지 걸어서 갔다. 매번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걸어서 동네를 가로지르니 나름 기분 삼삼하다. 아이고...오르막 길에서는 땀나게 힘드네...관청재가 해발 450미터쯤 되니 우리 같은 안티 걷기 동호인들에게는 작은 등산이다.ㅎㅎ
전에 용가리와 농담따먹기 했었다.
어디 가려고 해도 모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웃도어 패션으로 중무장 하는데
우리만 그지새끼들 같이 너풀거리는 면바지에 티셔츠 차림.
우리는 안티고어텍스, 안티우리땅걷기, 안티유기농이야..ㅋㅋ
너 들어는 봤니? 안티고어텍스라고..신소재야..
땀은 들어차고 바람은 슝슝 들어오지, 입으면 바로 감기에 걸리는 신소재 안티고어텍스!
너 들어는 봤니? 안티 우리땅 걷기...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주저 앉아 버리지...
틈만 나면 술 먹고 드러누워 버리지..들어는 봤나...안티 우리땅 걷기!
너 들어는 봤니? 안티 유기농..
농약과 화학비료를 주지 않은 농산물은 먹지 않지...그래야 토실토실 참맛이 나거든..우리 몸을 각종 병충해로부터 지켜주고 왠만한 약물에도 끄떡 없는 면역력을 키워주지..안티 유기농!
이러면서 낄낄댔었다 ㅋㅋ 아...삐뚤어지고 싶은 이 마음 ㅋㅋ
다시 지리산이야기...
헥헥대며 오르막을 오르자 재실이 보이고 드디어 관청재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저 늠름한 모습!
외벽을 하고 툇마루도 틀을 잡았다.
아궁이와 뒤쪽 툇마루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려는 시간.. 그 곳의 모든 기운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는 시간...
집을 살펴보고 산 능선을 바라보고 기운을 느끼고 고요함을 느끼고...
용가리는 집 구석구석 살피면서 공사 진행상태를 체크하고 나는 입 헤 벌리고 앉아 멍 때리고...
그런데 갑자기 잘 생긴 개 한마리가 뛰어 온다.
어..저 개는 빈트 같은데....
빈트는 옆 골짜기 이층 쌍둥이네 강아지..아니 개다. 일년도 안 됐는데 그렇게 쑥쑥 크는 강아지는 처음 봤다.
양치기개로, 영화에 멋있게 등장하는 그 개다. 올 봄에 처음 봤을 때 주먹만했고 애교를 살살 부리던 것이 한 20배는 큰 것 같다. 키(?)가 1미터는 되는 것 같다.
빈트에 이어 반가운 얼굴들이 인사를 하며 다가온다.
우리도 둥이네 가족들도 서로 감탄하며...
뒷산 산책 나왔다가 우리 집도 보고 혹 오늘 주말이니 오시지 않았을까..해서 이쪽으로 내려왔다고..그런데 진짜 뵙게 됐다고 엄청 반가워했다.
우리도 무슨 타임머신을 타고 뿅 하고 나타난 것 같은 가족의 방문에 맘껏 반가워했다.
둥이들은 워낙 번개같이 움직여서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 집을 살펴보고 산 능선을 바라보고 기운을 느끼고 고요함을 느끼고...
용가리는 집 구석구석 살피면서 공사 진행상태를 체크하고 나는 입 헤 벌리고 앉아 멍 때리고...
그런데 갑자기 잘 생긴 개 한마리가 뛰어 온다.
어..저 개는 빈트 같은데....
빈트는 옆 골짜기 이층 쌍둥이네 강아지..아니 개다. 일년도 안 됐는데 그렇게 쑥쑥 크는 강아지는 처음 봤다.
양치기개로, 영화에 멋있게 등장하는 그 개다. 올 봄에 처음 봤을 때 주먹만했고 애교를 살살 부리던 것이 한 20배는 큰 것 같다. 키(?)가 1미터는 되는 것 같다.
빈트에 이어 반가운 얼굴들이 인사를 하며 다가온다.
우리도 둥이네 가족들도 서로 감탄하며...
뒷산 산책 나왔다가 우리 집도 보고 혹 오늘 주말이니 오시지 않았을까..해서 이쪽으로 내려왔다고..그런데 진짜 뵙게 됐다고 엄청 반가워했다.
우리도 무슨 타임머신을 타고 뿅 하고 나타난 것 같은 가족의 방문에 맘껏 반가워했다.
빈트는 용가리가 맘에 들었는지 점프해서 얼굴에 뽀뽀를 하려고 한다 ㅎㅎ
청담동에서 브런치 먹던 둥이네 엄마는 겉옷은 벗어 모과를 하나가득 담아 싸고
추리닝 바지 주머니는 불룩불룩 밤이 가득하다.
여기 사시면 정말 좋으시겠어요...저 뒤쪽에 모과 나무랑 밤 나무가 지천이예요..
산 밤 줍는 재미에 애들이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웠어요..
하면서 밤도 보여주고 모과도 보여주고..겉옷에 둘둘 싼 모과를 하나 내민다..
옆에서 둥이 아빠는 '향이 좋은 것으로 드려...'
둥이네가 건네준 모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둥이네는 거의 둥이 아빠가 집을 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그래도 서로의 공통점은 추가비용이다.
'오죽했으면 제가 그러기에 두달만 더 서울에서 돈 벌고 왔으면 좋았지 않았냐고 했겠어요..'
둥이엄마의 말이다. ㅎㅎ
둥이네는 먼저 내려가고 우리는 좀 더 남아서 그 시간 그 분위기를 더 즐겼다.
민박집으로 걸어가며 마을에 지천으로 핀 감꽃...
마을은 감나무에 붉은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는데 그것은 열매가 아니라 꽃처럼 아름다웠다. 붉었다.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보는 감빛과 해가 넘어가는 어스름한 기운에서 보는 감빛은 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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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름한 모습... 저기 안티고어텍스시라니까, 제가 지리산패션에 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저 뵌적도 없고 전혀 모르지만, 용가리님 베스트를 짤 실이 있습니다. 그냥 지린산 집에서 입으실 거로요. 제 친구가 실을 상자로 보내왔거든요. 다음에 서울 갈적에 가져가도 되지요?
고런 것은 안 물어보고 가져오셔도 되어요 ㅎㅎㅎ
huiya님 덕분에 지리산패션까지....
조선의 나무, 감나무...
겨울철 흰눈이 세상을 덮은 날은 주황색 감이 더 아름답지.
주렁주렁 곶감이 걸린 관청재의 겨울을 그리며...
동네에서 땡감 사다가 놀러오는 사람 밤새 감 깍으라고 시키자.
맞아요...한겨울 감 색깔이 참 예뻤던 것 같아요
요번 겨울 몇개라도 깎아 널어야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