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여섯시.
깜깜한 어둠을 뚫고 수능 시험장 모 고등학교로 갔다.
우리집에 수험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 시험날 새벽 딸과 함께 수능 시험장으로 갔다.
왜?
학교 선배 수능 응원해 주러 가는 우리 딸내미 데려다 주느라....
참내...내 살다 별 짓을 다 해 본다.
우리 딸은 어째 그리 내가 안 해 본 짓만 골라서 할까...
내 한 몸 귀찮은 것을 질색으로 아는 엄마를 만나 어디를 데려다 달라는 것은 엄청 눈치를 봐야 하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야 하므로 당근 오늘 새벽에도 알아서 가야했다.
그러나 어제부터 하도 굽신거리며(?) 부탁하기에 거드름 피면서, 완전 생색 내면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새벽 여섯시면 너무 깜깜하고 교통편도 애매하기 때문에 내가 봐줬다.
어제 예비소집일 있던 날 재학생들은 3교시만 하고 돌아왔지만 우리 딸은 한참 더 있다 집에 왔다.
왜?
수능날 응원 노래 리허설 하느라....
레미제라블을 개사하고 또 다른 노래도 개사해서 율동까지 맞춰보느라..아주 뮤지컬을 찍어라..
노래하고 춤췄으니 그냥 헤어질 수는 없고 떡볶이 먹고 수다 떨고 오후가 지나서야 돌아왔다.
오늘 새벽 모 고등학교 앞에는 교복 입은 여고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거기에 우리 딸이 합류했다.
새벽잠 설치고 나와 저렇게 웃으며 조잘대는 것을 보니 참 해맑다는 생각도 든다 ㅎㅎ
온 집안에 자신의 영역표시를 하고 다니는 딸아이 때문에 열내며
'이거 니 집 아니야, 내 집이거든? 얹혀사는 주제에 이렇게 남의 영역에 침범해도 되냐?'
이렇게 구박하지만 그때뿐이다.
그렇게 덜렁대고 구멍이 많으니 물건의 고장도 잦다.
요즘 들어 가장 크게 해 먹은 것이 스마트폰이다.
한번 떨어뜨려 액정이 깨졌는데 그것을 또 아파트 복도에 떨어뜨려 본체도 깨졌다.
작동은 잘 되니 아직도 그냥 들고 다닌다.
처음에는 바꿔 달라고 하더니만 이제는 그 깨진 휴대폰이 너무 이쁘단다...헐....
자기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이라나?
취향도 독특하다.
갑자기 초딩3학년 때 터키로 여행갔던 일이 생각난다.
터키에 도착하자 무슨 삘이 꽂혔는지 말을 사달라는 것이다.
물론 여행 가면 기념품 정도는 사줬지만 말이라니...
다행히 살아 있는 말은 아니고 말 모형(? )아무튼...
근데 다니는 곳마다 정말 말 모형은 없는 것이다. 나무조각이던 플라스틱이건 주물이건 말은 없었다.
계속 잊지도 않고 여행 내내 말을 요구했지만 정말 말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마지막 큰 시장에 갔을 때 우리는 사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딸내미 말 때문에 쇼핑도 제대로 못했다.
그리고 어느 골동품가게 같이 생긴 낡은 가게 구석에서 말을 찾았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 말을 자랑스레 좌석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눈을 뗴지 않았다.
같이 갔던 사람들이 '너 드디어 말 샀구나..축하한다..' 이러면서 지나갔다.
중딩 고딩이 되면서 나더러 사교성이 부족하단다.
'엄마도 좀 다른 엄마들이랑 만나고 그래...다른 애들은 엄마들끼리 알고 그러는데 엄마는 왕따야?'
이런다.
이번 교내 실기대회(주먹밥 싸가지고 가면서 나 뚜껑 열리게 했던 그날) 전시된 그림들을 휴대폰으로 찍어와서
나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자기도 입상해서 걸려 있으니 자기 그림을 찾아보란다.
아무거나 대충 찍었더니 자식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단다.....
게다가 다른 엄마들은 다 와서 그림도 구경하고 간식도 사 주는데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내가 이번에 학교 가서 니 그림도 보고 할까? '했더니
'엄마, 엄마가 평소 학교에 자주 오던 사람이면 또 몰라..
생전 나타나지도 않다가 자기 자식 상 받았다고 나타나면 쫌 그렇지 않아? 그것도 최우수상도 아닌데 말이야...'
그래 니 똥 굵다!!
그래서 합의 봤다.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에 터치하지 않기로....
깜깜한 어둠을 뚫고 수능 시험장 모 고등학교로 갔다.
우리집에 수험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 시험날 새벽 딸과 함께 수능 시험장으로 갔다.
왜?
학교 선배 수능 응원해 주러 가는 우리 딸내미 데려다 주느라....
참내...내 살다 별 짓을 다 해 본다.
우리 딸은 어째 그리 내가 안 해 본 짓만 골라서 할까...
내 한 몸 귀찮은 것을 질색으로 아는 엄마를 만나 어디를 데려다 달라는 것은 엄청 눈치를 봐야 하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야 하므로 당근 오늘 새벽에도 알아서 가야했다.
그러나 어제부터 하도 굽신거리며(?) 부탁하기에 거드름 피면서, 완전 생색 내면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새벽 여섯시면 너무 깜깜하고 교통편도 애매하기 때문에 내가 봐줬다.
어제 예비소집일 있던 날 재학생들은 3교시만 하고 돌아왔지만 우리 딸은 한참 더 있다 집에 왔다.
왜?
수능날 응원 노래 리허설 하느라....
레미제라블을 개사하고 또 다른 노래도 개사해서 율동까지 맞춰보느라..아주 뮤지컬을 찍어라..
노래하고 춤췄으니 그냥 헤어질 수는 없고 떡볶이 먹고 수다 떨고 오후가 지나서야 돌아왔다.
오늘 새벽 모 고등학교 앞에는 교복 입은 여고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거기에 우리 딸이 합류했다.
새벽잠 설치고 나와 저렇게 웃으며 조잘대는 것을 보니 참 해맑다는 생각도 든다 ㅎㅎ
온 집안에 자신의 영역표시를 하고 다니는 딸아이 때문에 열내며
'이거 니 집 아니야, 내 집이거든? 얹혀사는 주제에 이렇게 남의 영역에 침범해도 되냐?'
이렇게 구박하지만 그때뿐이다.
그렇게 덜렁대고 구멍이 많으니 물건의 고장도 잦다.
요즘 들어 가장 크게 해 먹은 것이 스마트폰이다.
한번 떨어뜨려 액정이 깨졌는데 그것을 또 아파트 복도에 떨어뜨려 본체도 깨졌다.
작동은 잘 되니 아직도 그냥 들고 다닌다.
처음에는 바꿔 달라고 하더니만 이제는 그 깨진 휴대폰이 너무 이쁘단다...헐....
자기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이라나?
취향도 독특하다.
갑자기 초딩3학년 때 터키로 여행갔던 일이 생각난다.
터키에 도착하자 무슨 삘이 꽂혔는지 말을 사달라는 것이다.
물론 여행 가면 기념품 정도는 사줬지만 말이라니...
다행히 살아 있는 말은 아니고 말 모형(? )아무튼...
근데 다니는 곳마다 정말 말 모형은 없는 것이다. 나무조각이던 플라스틱이건 주물이건 말은 없었다.
계속 잊지도 않고 여행 내내 말을 요구했지만 정말 말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마지막 큰 시장에 갔을 때 우리는 사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딸내미 말 때문에 쇼핑도 제대로 못했다.
그리고 어느 골동품가게 같이 생긴 낡은 가게 구석에서 말을 찾았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 말을 자랑스레 좌석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눈을 뗴지 않았다.
같이 갔던 사람들이 '너 드디어 말 샀구나..축하한다..' 이러면서 지나갔다.
터키에서 나를 무지 괴롭혔던 그 말이다.
중딩 고딩이 되면서 나더러 사교성이 부족하단다.
'엄마도 좀 다른 엄마들이랑 만나고 그래...다른 애들은 엄마들끼리 알고 그러는데 엄마는 왕따야?'
이런다.
이번 교내 실기대회(주먹밥 싸가지고 가면서 나 뚜껑 열리게 했던 그날) 전시된 그림들을 휴대폰으로 찍어와서
나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자기도 입상해서 걸려 있으니 자기 그림을 찾아보란다.
아무거나 대충 찍었더니 자식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단다.....
게다가 다른 엄마들은 다 와서 그림도 구경하고 간식도 사 주는데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내가 이번에 학교 가서 니 그림도 보고 할까? '했더니
'엄마, 엄마가 평소 학교에 자주 오던 사람이면 또 몰라..
생전 나타나지도 않다가 자기 자식 상 받았다고 나타나면 쫌 그렇지 않아? 그것도 최우수상도 아닌데 말이야...'
그래 니 똥 굵다!!
그래서 합의 봤다.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에 터치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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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도 아래 층을 혼자 다 쓰면서도 윗층까지 널어 놓고 다녀요. 손님방에도, 서재에도 외투나 책이나 뭔가가 너부러져 있지요. 하숙을 친다면 3-4명은 족히 편하게 생활할 공간인데...ㅋ, 아마 혼자라서 더 그런 듯도 해요. 혼자 떨어져 자는 것도 7살도 지나서 였고, 10살 까지는 규칙적으로 엄마와 붙어 자겠다며 징징 댔으니까요. 그런데도 곧(몇 년 안에) 집을 떠날 것을 생각하면 신기하죠. 여전히 엄마에게 안기고 부벼대는 녀석이 좋아라하며 떠나겠지...아직은 실감할 수 없지만 닥칠 일이긴 하죠. ^^
아직은 닥치지 않아서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에는 그 떠날 날이 내심 엄청 기대됩니다~
나, 저 연밭 정말 마음에 든다.
생애 최초의 작품 판매 너도 아줌마에게 어떨가 박화백에게 물어봐주셈.
작품은 판매할 수 없답니다.
학교 소유라서...딸내미 말에 의하면
학교에서 나눠준 종이에 그리면 학교가 가져가고 자기 돈 내고 산 종이에 그린 것은 자기가 갖는다네요 ㅎㅎㅎ
내가 저작권 연수 받았는디 잘 모르겠으니 저작권 전문 변호사에게 물어봐 달라고 해야 쓰것소.
서로 간섭 안 하는 게 현명하죠 ㅎㅎ
저도 떨어진 전화기 멋있다고 봐요. 재주도 좋네요, 작동은 되게 떨어뜨렸으니^^
알퐁님이랑 통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