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를 담갔다.
태어나 처음 해 보는 일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ㅎㅎ
올해는 쪽파가 잘 자랐다.
해마다 배추와 무를 심으면서 쪽파도 함께 심었는데 쪽파는 항상 잘 자라지 않았다.
초반에는 파릇파릇 잘 올라오다가 한 뼘도 되지 않게 자라다 끝이 시들시들해지는 것이다.
김장하려고 뽑아 보면 몸통 길이가 뿌리 길이와 비슷..... 아주 짱뚱한 쪽파...
그런 쪽파를 다듬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소모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김장에 조금(김장이라고 해 봐야 김치 한 두 통 정도니 쪽파는 한 움큼?) 쓰고 파전 두 어 번 부쳐 먹고 다음 해까지 밭에 남겨두기 일쑤였다.
해를 넘긴 쪽파는 뿌리가 아주 무성해져서 몸통보다 뿌리가 더 풍성했다.
그런데 올해는 웬일인지 쪽파가 나름 늘씬하게(?) 자라는 것이다.
밭에서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 통통하고 늘씬한 아이들을 우선 뽑아서 '파김치'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실행하였다.
검색해 보니 부추김치와 양념이 거의 비슷했다.
들어가는 양념도 아주 간단하니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수월하다 해도 다듬고 씻고 찹쌀 풀 끓여 양념하고....
쪽파 다듬기는 이틀에 걸쳐 완수했고 양념해서 버무리고 뒷정리하는 데는 반나절이 걸렸다.
조금 귀찮기는 해도 기대가 되는 파김치다.
나는 예전부터 배추김치보다 파김치, 부추김치, 고들빼기김치를 더 좋아했다.
어린애가 고들빼기김치 잘 먹는다고 주변 사람들이 신기해했었다. ㅋ
아.... 고들빼기김치 먹어 본 지 백만 년은 된 것 같다. ㅠ
시작하려면 엄청난 결심이 필요하지만 해 놓고 나면 엄청나게 뿌듯한 것이 김치인 것 같다.
맛? 자기 암시와 스스로의 세뇌로 맛있을 수밖에 없다. ㅋㅋㅋ
** 태어나 처음 해 본 일이 또 하나 있다.
관세청에서 개인 통관 고유부호라는 것을 발급받았다.
그리고 인천세관 특송통관국으로부터 카톡 문자도 받았다.
태어나 처음 한 일이다.
뭐 거창한 물품은 아니고 프랑스 '마들렌'...
기분이 울적하기도 하고 김어준 총수 서버비도 보태줄 겸 주문했다.
딴지마켓에서 하는 거라 아무 생각 없이 잘 읽어보지도 않고 주문했는데 개인 통관 고유부호를 발급받아 알려 달라는 추가 문자를 받고서야 알았다.
그리하여 물론 대행사(?)를 통하기는 했으나 나도 해외직구라는 것에 발을 담가보게 되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