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개정 법안이 통과되고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사참위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다녀오고 싶은 곳이 생겼다.
봉하마을에 다녀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로 내려가고 퇴임한 대통령을 만나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때,
나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몰리는 사람들이 좀 덜 해지면 나중에 가 봐야지 했었다.
그런데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찾아가게 될 줄은 몰랐다.
간청재로 내려오고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가 보게 되었다.
여기서는 2시간 거리. 가서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그냥 가서 잠시, 아주 잠시 있다가 다시 차를 타고 온다.
이번에는 사저 관람을 예약하고 갔다.
코로나 방역으로 봉하마을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사저 관람 예약도 우리밖에 없었다.
강화된 방역수칙을 준수해서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화장실도 안 갔다. ㅎㅎ
사저 안을 둘러보는데는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말 작고 소박했다.
특히 사적인 생활 공간인 안채는 너무 평범했다. 특히 부엌...
우리 동네 지리산 근처에 퇴임하고 내려오거나 세컨 하우스로 집 짓고 사는 사람들 집이 더 넓고 호화로운 것 같다.
별 특징도 없고 경관이 화려하지도 않은 작은 시골동네(바로 옆에는 작은 공장들이 있는 산업단지)에 내려가서 손주들 자전거에 태우고 동네 한 바퀴 돌며 살려고 했던 사람을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그렇게 그가 두려웠나....
봉하마을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시끄러운 것도 싫어한다.
그러나 조용히 편안하게 개혁은 일어나지 않는다.
조용히 살던 대로 살기를 원한다면 불평불만도 하지 말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도 말고 그냥 팔자려니..하고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차분히 따져보지도 않고 싸잡아 비판부터 내뱉는 사람들은 그렇게 비판하면 자신이 잘나 보일 것이라는 착각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격려나 칭찬 보다는 비판과 폄하를 일삼는 자신이 왠지 더 똑똑해 보인다는 착각 속에 빠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서 지금 이 모든 일들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그 굵은 줄기를 찾아 본다면 답은 나올 것이다.
기자, 검사, 판사, 의사 그 집단 구성원들의 사고 수준도 덤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