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비가 오기 시작해서 우박이 내리더니 눈이 펄펄 날리다가 다시 해가 잠깐 난다.
그리고 다시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어두워진다.
편안하게 구들방에 들어가 책이라도 읽으면 딱 좋은 날씨이지만 어딘가 집중하기도 어렵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탄핵이 가결되고 한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그 이후로 벌어지는 일들이 더 속 터진다.
해가 바뀌고 2025년이 되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해맞이를 할 수도 없었다.
느긋하게 생각하고 일상을 이어가려고 하지만 그냥 가슴이 벌렁거리고 벌컥벌컥 화가 난다.
정말 미친 새끼 하나 잘못 뽑아서 이게 뭔 일인가..
국가도 공권력도 무너진 제3세계 어느 나라의 마약조직범의 지랄발광을 보는 것 같다.
그 앞에 속수무책인 수사기관들... 정말 짜증이 치솟는다.
저들은 법이고 뭐고 개무시하고 덤비는데 그나마 명분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수사기관들은 꼬투리 하나하나 따지면서 검토에 검토만 계속하고 나중에 덤탱이 쓸까 봐 몸만 사리고 있는 꼴이다.
이러니 가슴이 벌렁거리고 울화가 치솟지...
막가파로 덤비는데 그 기선 제압도 못하나? 내 참... 한심하다..
정당한 영장 집행을 저렇게 개무시하는데도 공수처는 공손하게 물러나고 경찰은 법률만 따지고 손 놓고 있냐?
공수처가 체포영장 기한 마지막 날에 경찰에게 집행을 넘긴다고 하니 경찰은 그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단다.
결국 영장 집행 마지막날인 오늘까지도 다시 잡으러 가지 않는다는 말?
일단 잡아들여야 할 것 아닌가?
아니 일단 가서 뭐라도 해라. 제발. 속 터져 죽겠다.
아.... 너무나도 열받지만 그래도 지치지 말자.
주말 내내 한남동에서 눈 맞아가며 밤새워 집회했던 이들을 보며 울컥하는 마음으로 다시 다짐해야지.
지치지 말자.
기분 나쁘고 짜증 날 때 이들의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미안하고 고맙다.
그래.. 지치지 말자.
눈 속에서 응원봉 흔들고 추위를 잊으려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자리를 지킨 사람들.
방수포를 둘러 쓴 모습이 초콜릿을 연상해서 '키세스단'이라고 부른단다.
아... 정말 귀엽고 감동적이다.
제발 이 귀여운 사람들 더 고생시키지 말고 그 미친 새끼 얼른 잡아다 쳐 넣어라. 제발!!!